K-뷰티 수출 감소세로 전환… 수출선 다변화 속도

[보건산업 결산·전망] 화장품산업

中 코로나제제 완화 새해에는 '낙관론'
수출전망 88억900만弗, 전년比 6.7%↑
염색샴푸시장 급성장… 비건열풍 거세



2022년 유통업계는 3高시대(고물가·고금리·고환율) 소비악화에 따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내수시장이 얼어붙고 수출실적도 부진했다. 화장품 업계도 고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화장품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화장품 수출은 지난 1월 5억6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4.9% 감소한 이래 5월을 제외하고는 매월 감소세를 보였다(산업통상자원부). 2022년 전체 화장품 수출은 82억5700만달러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91억8400만달러) 대비 10.1%나 감소한 수치다.

국내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對세계 수입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아세안 등 신흥시장도 주요국 경기부진 영향으로 對세계 수출 증가세가 둔화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2023년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 중국에서 코로나 제제가 완화되면서 화장품·여행산업도 해빙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023년 국내 화장품 수출은 전년대비 6.7% 증가한 88억900만달러로 전망된다(보건산업진흥원).

북미·유럽·일본 적극 공략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화장품 업계가 수출선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체시장 찾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북미를 비롯한 유럽과 일본시장 공략이 눈에 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분기 중국 소비 둔화 여파로 아시아 지역 매출은 하락했으나 중국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 시장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약 20%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북미 전체 매출이 97%나 성장했다.

9월에는 또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해 북미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LG생활건강이 일본 홋카이도에 설립한 '마이크로바이옴센터' 발효숙성 전시실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미국 더크렘샵 지분 65%를 1억2천만달러에 인수했다. 크렘샵은 미국 MZ세대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브랜드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은 크렘샵이 보유한 K뷰티 헤리티지와 현지 마케팅·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주 사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또 지난 5월 북미와 일본 등 글로벌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연구 개발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센터'를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시에 설립하기도 했다.

애경산업은 올해 7월까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전년 동기대비 50% 매출 성장을 이뤘다. 특히 지난 7월 진행된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아마존 진출 이후 최고 실적을 올리며 지난해 대비 판매액이 51% 증가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7월 캄보디아 21호점과 필리핀 27호점을 오픈했다. 올해 연말까지 동남아 지역에 총 8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으로 엔데믹 전환에 따른 기대감과 일상회복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염색샴푸 시장 속속 가세

올 한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제품은 바로 '염색샴푸'다. 염색샴푸는 염색약 부작용을 줄이고 머리를 감기만 해도 새치를 커버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소비자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국내 샴푸시장에서 염색샴푸 비율은 약 8%로 추산되며 올해에는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나왔다. 현재 국내 염색샴푸 시장은 선두업체인 모다모다에 이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도 가세했다. 이 외에도 닥터포헤어, 일동제약 등 많은 업체들이 관련시장에 발을 들였다.

아모레퍼시픽 염색샴푸 '려 블랙 샴푸' 판매 매장

하지만 모다모다 제품 주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의 위해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염색샴푸 성분논란에 불을 지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THB 성분을 화장품 금지 원료로 지정하려고 했으나 업체 측의 반발과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로 현재 추가 위해성 검증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식약처가 THB 외 76종의 염모제 성분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위해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염색샴푸의 성분 논란은 새해에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가치소비 新트렌드 '비건'

착한 소비, 가치 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나 동물실험을 배제한 제품을 말한다. 성분을 넘어 윤리적 가치까지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최근 유통업계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바람이 거세지면서 업체들도 속속 비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 업체들까지 관련제품 개발에 나서고 나섰다.

CJ올리브영도 클린뷰티(Clean Beauty)에 이어 비건뷰티(Vegan Beauty)를 올해 새로운 전략 키워드로 제안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올리브영은 국내외 비건 인증 제품을 모아 '올리브영 비건뷰티' 아이콘을 부여하고 고객이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뷰티 시장을 리딩하는 플랫폼으로서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시장에 안착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비건시장이 커지면서 CJ올리브영은 국내외 비건 인증 제품을 한데 모아 '비건뷰티' 아이콘을 부여하고 있다.


뷰티업계 여성 CEO '날개'

올해 연말 유통업계는 여성 CEO들의 등용이 단연 눈에 띈다. 뷰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은 LG그룹 첫 여성 CEO다. 이 사장은 LG생활건강 신입사원 공채 출신으로 1986년 입사해 생활용품 분야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한 이후 다양한 제품군의 마케팅을 담당해 왔다.

생활용품사업부장과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 음료사업부장을 역임해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도 올리브영 최초 여성 CEO로 발탁됐다. 그룹 내 최연소 CEO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입사 후 오랜 시간 상품기획자(MD)로 근무했으며 MD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올리브영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내부인사로 기업 이해도가 높은 만큼 사내에서도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이도 코리아도 양근혜 신임 CEO를 선임했다. 1997년 설립 이래 첫 여성 리더다. 양 신임 대표는 존슨앤드존슨, 로레알, 쿠팡 등 뷰티와 소비재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브랜드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한국 뷰티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시장 속에서 브랜드 가치 향상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