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대사 수술 이후 혈당 수치가 제자리인 이유

민병원 김종민 병원장 "당뇨 유병기간 길거나 췌장기능 저하된 경우 혈당 개선효과 제한적"

민병원 김종민 병원장

 

비만대사수술은 체중 감량과 더불어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실제로 수술 이후 혈당이 안정되고 당뇨약이나 인슐린 사용량이 줄어드는 환자 사례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체중은 감소했지만 혈당 수치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 한동안 개선됐던 당뇨가 다시 악화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만대사수술 이후에도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데 먼저 당뇨병을 오래 앓아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저하된 경우를 꼽을 수 있다. 이외에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는 경우, 수술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한 경우 등도 포함된다. 여기에 기존 수술로 만들어진 위와 소장의 해부학적 구조가 대사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어 원인을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히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는 치료가 아니다. 수술 방식에 따라 음식물이 이동하는 경로가 달라지고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영양소 흡수 과정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인슐린 분비와 혈당 조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사 개선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다른 의료기관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뒤 당화혈색소가 높은 상태로 유지되거나 인슐린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환자라면 기존 수술의 형태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밀 영상검사와 내시경검사를 통해 기존 수술 부위를 확인하면 위저부가 상당 부분 남아 있거나 위와 소장의 연결 형태가 예상과 다른 경우가 존재한다. 일부 환자는 내탈장이 발생해 음식물이 이동하는 경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해부학적 소견이 모두 혈당 조절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므로 수술 방식 및 환자의 대사 상태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확인되고 대사질환 개선이 충분하지 않다면 교정수술을 검토할 수 있다.

민병원 김종민 병원장은 "교정수술은 기존 수술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위와 소장의 연결 상태, 남아 있는 위의 형태, 음식물 이동 경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필요한 부분을 조정하는 치료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남아 있는 위저부를 추가로 절제하거나 위와 소장의 연결 위치를 변경하고 장의 이동 경로를 재구성하는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내탈장 등 구조적인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이를 함께 교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정수술 이후 당화혈색소가 개선되고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 사용량이 감소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모든 환자에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거나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상당 부분 저하된 경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혈당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교정수술은 이미 변형된 위와 장을 다시 다뤄야 하는 만큼 첫 수술보다 복잡할 수 있다. 기존 수술 부위의 유착이나 장의 연결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하며 출혈이나 문합부 누출, 영양결핍 등 합병증 위험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재수술 여부는 충분한 검사와 전문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종민 병원장은 "비만대사수술 이후 혈당이 다시 상승했다고 해서 반드시 첫 수술이 실패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는데 당화혈색소 변화와 체중 추이,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인슐린 분비 기능 등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위장관 구조에 대한 정밀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조절할 수 있는지, 추가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