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연구팀, 담도암 발생·재발·전이 유전체 진화 경로 규명

전암 단계부터 주요 유전자 변이 진행… 수술 후 재발 시 '다클론성' 형태로 복구 확인

조기 진단이 어렵고 절반 이상에서 재발하는 대표적 난치암인 담도암이 암으로 진단되기 전 단계부터 유전자 변화를 시작하며, 재발 시 단일 세포가 아닌 여러 세포 무리가 함께 증식한다는 병태생리적 기전이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원 교수, 병리과 나희영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혈액종양내과 강민수 교수, 이주현 연구원)은 담도암 환자의 정상 조직부터 전암성 병변, 원발암, 전이·재발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전장엑솜시퀀싱(WES)으로 분석해 유전체 수준의 '진화 경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npj Precision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색깔이 다른 원은 서로 다른 암세포 무리를 뜻하며, X는 경쟁에서 밀려 사라진 무리다.
수술 후 재발·전이도 세포 한 개가 아닌 여러 세포 무리가 함께 일으킨다. 

 

연구팀은 담도암 환자 17명의 검체 72개를 추적 관찰해 세포 무리(클론)의 진화 가계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겉으로는 암이 아닌 전암성 병변 단계에서 이미 TP53, KRAS, SMAD4 등 핵심 암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전암성 병변 중 생존에 유리한 무리만 선택적으로 자라나는 '선택적 싹쓸이' 현상을 거쳐 원발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술 후 재발 과정에 대한 새로운 기전도 확인됐다. 암 재발은 숨어있던 단일 암세포가 증식하는 기존 통념과 달리, 원발암을 구성하던 여러 세포 무리가 한 덩어리로 함께 빠져나가 자리를 잡는 '다클론성(Polyclonal)'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지점이 관찰됐다. 전이 과정 역시 각 장기 환경에 적응하기 유리한 특정 세포 무리가 선택적으로 주력을 이루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원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도암이 발생하는 초동 단계부터 재발 및 전이에 이르기까지의 유전체적 진화 양상을 종합적으로 규명한 성과"라며 "향후 담도암의 조기 진단 표지자 발굴은 물론, 다클론성 재발 기전을 차단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유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