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는 오랫동안 증상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질환의 원인에 접근하는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치매 치료는 약물 하나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관리, 뇌 건강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뇌 안에서 병리학적 변화가 진행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신경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이 이어지고, 이후 타우 단백질 변화와 뇌세포 손실이 발생하면서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최근 치매 치료는 이미 축적된 단백질을 줄이는 것과 함께 뇌가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돕는 관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동병원 김규현 원장은 "레켐비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다만 모든 치매 환자가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정밀 인지검사와 뇌 자기공명영상(MRI), 혈액검사 등 다양한 평가를 통해 적응증을 확인한 뒤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과정에서는 정기적인 영상검사를 통해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 복용 중인 약물, 과거 치료 이력 등 과거력을 충분히 검토해 개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러한 약물치료와 함께 뇌의 노폐물 배출 시스템인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글림프 시스템은 뇌척수액의 흐름을 통해 뇌 안에서 생성되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교적 최근 연구를 통해 뇌 건강 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역시 이러한 배출 시스템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규현 원장은 "이 과정에서 함께 언급되는 개념이 림프 순환이다. 뇌에서 배출된 노폐물은 림프계와 연결된 경로를 통해 제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는 것이 뇌 건강 관리에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림프 부스팅'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특정 치료를 의미하기보다는 뇌척수액과 림프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신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통합적인 관리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충분한 수면은 글림프 시스템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깊은 수면 동안 뇌척수액의 흐름이 증가하면서 뇌 속 노폐물 배출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수면 부족이 지속될 경우 이러한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치매 치료 과정에서도 약물치료뿐 아니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생활관리 요소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혈압·혈당 관리,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역시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심혈관 건강은 뇌혈류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치매 예방과 치료 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레켐비가 치매를 완치하는 치료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약물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인지재활과 생활습관 개선, 뇌 건강 관리가 함께 이뤄질 때 보다 체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환자의 상태 변화를 꾸준히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치료 계획을 조정하는 등 연속성 있는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치매 치료가 약물 중심에서 통합적인 관리 체계로 확대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김규현 원장은 "치매 치료는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지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환자의 과거력과 현재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레켐비 치료와 함께 수면, 뇌 림프 순환, 생활습관 개선 등을 병행하고, 치료 이후에도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관리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인지기능 관리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