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bokuennews.com

"의료계가 무조건 원격의료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유효성이 확립돼 있지 않고 그에 따른 의료분쟁의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원격의료에 대한 얘기를 할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정책에 가장 먼저 거부를 선언하고 현재까지 비급여 자료를 미제출하고 있는 강원도의사회가 원격의료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강원도의사회 김택우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최근 추진되고 있는 정부 정책 및 의료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김 회장은 "지금도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는 가능하다”며 “필요하다면 법으로 명시돼 있는 의사와 의사간의 원격진료 , 협진, 판독 활성화 해도 된다"며 "하지만 의료계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중기부가 산업화 측면에서 규제특구란 명목으로 원격진료 도입을 시도하려고 한 것 자체가 문제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격의료에 대한 안전성이나 효과성을 두고 충분한 검증이나 전문가 의견수렴 없이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인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는 것은 보건의료를 국민건강과 공공성의 가치보다 산업적 측면에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우선한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원격의료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말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시대의 변화와 편리성 때문에, 기본을 지키지 않는 의료시스템은 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며 "현재처럼 게이트 키퍼(gate keeper) 없는 의료전달체계 상황과 응급의료시스템의 정비 없는 원격의료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원격의료는 대면진료에 비해 안전성과 유효성 등이 부족하고 의료분쟁에 대한 책임 소재 등으로 인해 의사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김 회장은 원격의료 추진에 앞서 △의학적 안정성과 기술적 안전성에 대한 검증 △법적 책임 즉 안전장치 마련 △전면 허용이 아닌 제한적 허용 △원격진료 수가 문제 해결 △의료서비스 전달 수단의 하나로 대면 진료 보조 원칙 등을 세우고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드코로나 시작, 일차의료 방어선인 동네의원 역할 중요

또 최근 정부가 위드코로나를 전환 의료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김 회장은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실현되려면 동네의원에서도 코로나19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

김 회장은 "의료기관 입장에선 불특정 다수 환자들을 접촉이 늘어나는 부담을 고스란히 직면하게 된다"며 "국민들은 일상을 회복하지만 의료기관은 일상회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가능하려면 일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병·의원 외래에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구조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상급종합병원에서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에 주력할 수 있도록 일차의료에선 의료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1차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진단에 필요할 장비와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원도의사회가 의료 정상화 위한 선봉에 설 것

김 회장은 현재 투쟁과 협상의 균형을 두고, 대외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이필수 회장의 회무 방향성에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도, "사안에 따라 행동하고 움직일 줄 아는 지도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도의사회가 의협 회무에 무조건 이행하기만 하는 것은 의협 정관 취지에도 어긋날뿐더러 근본적으로 시도지부 회장을 선출한 회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시도의사회는 회원들의 곁에서 꾸준히 의협 집행부에 대한 협조뿐 아니라 견제와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불합리한 의료체계 및 악법 저지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힘"을 주문하면서 이를 위해 선봉에 나설 것임도 밝혔다.

그는  "지역의사회 한계에 좌절 하지 마시고, 의료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 모두 깨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어느 누구도 우리를 위해 대신 희생 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좌절 하지 말고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비로써 중앙회도 국회도 정부도 변한다고 본다"며 "같이 행동한다면 불합리한 의료체계 및 악법들은 개선될 것이다. 제가 의료 정상화를 위한 선봉에 서겠다. 그리고 더 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