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O자 다리나 X자 다리로 걷는 모습을 보면 많은 부모들이 걱정한다. 하지만 성장기에는 다리 모양이 발달 과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질환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일부 병적인 휜다리는 성장하면서도 교정되지 않아 성인기 무릎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상적인 성장 과정인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다리는 성장하면서 일정한 변화를 거친다. 출생 직후에는 자궁 안 자세의 영향으로 O자 다리(내반슬)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생후 18개월 이후 점차 곧아진다. 이후 만 3~4세 무렵에는 X자 다리(외반슬)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초등학교 입학 전후에는 대부분 정상적인 다리 정렬을 갖게 된다.
이처럼 성장기에 나타나는 가벼운 O자나 X자 다리는 대부분 생리적인 변화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성장 시기에 맞지 않는 변형이 지속되거나 통증, 보행 이상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성장 과정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대표적으로 만 3세 이후에도 O자 다리가 뚜렷하게 남아 있거나, 만 2세 이전부터 X자 다리가 나타나는 경우, 한쪽 다리만 휘어 좌우 차이가 큰 경우에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주 넘어지거나 무릎과 다리 통증을 반복적으로 호소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이 심해지는 경우에도 성장판과 하지 정렬 상태를 평가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서한열 과장은 "성장기 휜다리는 대부분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지만 성장 시기에 맞지 않는 변형이나 좌우 비대칭, 통증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증상이 있다고 모두 치료 대상은 아니지만 정상 성장인지 질환인지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병적인 휜다리를 방치하면 성인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구루병, 성장판 이상, 유아 경골 내반증(블라운트병) 등이 있으며,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심한 O자 또는 X자 다리가 성장 후에도 지속되면 체중이 무릎 한쪽으로 집중되면서 관절 연골에 반복적인 부담을 주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퇴행성관절염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만성 무릎 통증이나 보행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치료 방법은 원인과 성장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생리적인 휜다리는 정기적인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구루병처럼 대사성 질환이 원인이라면 해당 질환 치료가 우선이다.
반면 성장판이 아직 열려 있는 경우에는 성장판 조절수술(Guided Growth)을 통해 다리 축을 교정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인 경피적 성장판 일시적 유합술(PETS)은 작은 절개를 통해 나사를 삽입해 성장판 일부의 성장을 일시적으로 조절하는 수술로, 성장 종료 후 시행하는 절골술보다 부담이 적은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성장판 조절수술은 성장이 끝나기 전에 시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적절한 시기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성장판이 닫히기 1~2년 전이 적기로 여겨지며, 남아는 12~14세, 여아는 초경 이후 성장판이 남아 있는 시기를 기준으로 치료 여부를 검토한다. 실제 수술 시기는 골연령과 성장 속도, 성장판 상태, 다리 변형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서한열 과장은 "보조기 착용이나 운동만으로 병적인 휜다리를 교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무릎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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