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의사도 한국서 수술 선택…연세사랑병원서 응급 척추수술

양측 하지 마비·감각 저하로 응급수술…신경감압·척추 유합술 후 보행 기능 회복

미국인 의사 Young Hiram(영 하이롬)씨가 주치의 김성철 원장과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촬영했다

한국을 방문한 71세 미국인 의사가 갑작스러운 양측 하지 마비와 감각장애로 하반신 마비 위험에 놓였다가 국내 전문병원에서 응급 척추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장거리 비행 후 증상이 급격히 악화됐지만, 신속한 검사와 수술이 이뤄지면서 영구적인 신경 손상 없이 퇴원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은 척추센터 김성철 원장팀이 지난 1일 미국 하와이에 거주하는 내과 의사 영 하이롬(Young Hiram·71) 씨의 척추 상태를 평가하고, 응급수술을 시행해 회복을 도왔다고 밝혔다.

영 씨는 여행과 지인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러나 8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 후 양쪽 다리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감각이 떨어지는 등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평소 허리 통증으로 현지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보행까지 어려워지자 지인의 도움을 받아 연세사랑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척추 전문의 진료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영상 판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치료계획을 설명했다. 검사 결과 요추 3~5번의 척추관협착증이 심각한 수준이었으며, 양측 다리로 뻗치는 통증과 점진적인 발 감각 저하, 회음부 감각 저하, 보행장애 등이 동반됐다. 단순 척추관협착증을 넘어 마미총증후군이 의심되는 응급 상황이었다.

마미총증후군은 허리 아래쪽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다발이 심하게 압박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다리 마비뿐 아니라 대소변 조절 기능과 성 기능에도 영구적인 손상이 남을 수 있다. 신경 압박을 조기에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신속한 진단과 수술이 예후를 좌우한다.

영 씨는 의료인으로서 자신의 증상이 얼마나 위중한지, 치료가 지연될 경우 하반신 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본국으로 돌아가 치료받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한 그는 한국 의료진의 전문성과 척추 치료 시스템을 믿고 국내에서 수술받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2일 진행됐다. 김성철 원장팀은 요추 3~5번의 신경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후궁절제술과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했다. 이어 후방 나사못 고정술과 척추체 유합술을 진행해 수술 후 척추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고령 환자에게 장시간의 복잡한 수술이었지만,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수술 후 영 씨는 보행장애가 개선됐으며 대소변 기능에도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남아 있던 감각장애나 뚜렷한 후유증 없이 회복해 12일 퇴원했다.

영 씨는 치료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 방문했다가 예상치 못하게 몸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신속하게 수술받고 건강을 회복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허리가 펴지고 키도 조금 커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수술 비용이 6만~7만 달러 정도 들지만 한국에서는 그보다 2~3배 적게 들었다"며 "의료진의 친절함과 진료 시스템, 수술 결과 모두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김성철 원장은 "갑작스러운 하지 마비와 감각 저하는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신속한 평가와 수술이 중요하다"며 "환자가 고령인 데다 응급을 다투는 장시간 수술이었지만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문적인 척추 진료와 수술 시스템을 바탕으로 국내외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해외에서 치료받아야 할 상황으로 여겨질 수 있는 외국인 환자가 한국에서 신속한 진단과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마미총증후군처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에서 신속한 진료 연계와 전문적인 수술 역량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