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醫 "한의사 레이저 사용, 면허범위·전문성 검증이 핵심"

"LASER 스펠링 문제 아냐"…치료용 의료기기 사용의 적법성·임상역량 따져야

한의사의 레이저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의료계와 한의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최근 서울특별시한의사회가 발표한 성명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번 논란의 핵심은 기기의 명칭이나 영어 표기가 아니라 한의사의 면허범위와 해당 의료행위에 필요한 전문성 및 임상수련 여부라고 반박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사안의 본질은 'LASER'라는 영어 단어의 뜻이 아니다"며 "한의사가 치료 목적으로 레이저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면허범위에 해당하는지, 충분한 전문교육과 임상수련을 받았는지, 발생 가능한 부작용과 합병증까지 책임지고 대처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모든 의료기기의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확대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2년 대법원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사건에서 새로운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해당 판단은 본질적으로 진단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의계에서 레이저·IPL 등 치료용 의료기기나 침습적 시술 영역까지 사용 권한을 확장하려는 시도는 대법원이 설정한 '진단용 한정'이라는 판결의 본질적 한계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오함께 서울시한의사회가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 에너지 기반 기기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교육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대법원 2010도10352 판결과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서 제시된 판단기준에 따르면 특정 의료행위와 관련된 교육과정을 이수했거나 국가시험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사정만으로 면허범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서울시의사회의 설명이다.

서울시의사회는 과거 IPL 관련 사건에서도 한의사가 한의과대학에서 피부외과학 등 관련 과목을 이수했다는 사정이 있었지만, 법원이 해당 의료행위를 면허 외 의료행위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행위가 원칙적으로 각 의료인에게 부여된 면허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레이저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는 단순히 기기를 작동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적응증과 금기를 판단하고,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합병증에 대응할 수 있는 임상역량이 필요하다는 것.

서울시의사회는 "중요한 것은 단순히 관련 내용을 교육받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정규 교육과 수련 과정을 통해 해당 치료의 적응증과 금기를 정확히 판단하고,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화상·흉터·색소 이상·안구 손상 등 각종 합병증까지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한의사회가 관련 논란을 '스펠링 퀴즈'로 표현한 것과 관련해 "문제를 희화화하기보다 객관적인 교육과정과 임상수련, 과학적 근거를 통해 전문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논란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소아·응급의료와 실손보험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의사들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서울시의사회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한 사안을 '돈벌이를 위해 본분을 저버린 집단'으로 폄훼한 데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 안전 앞에서는 직역의 이해관계도, 자존심도 앞설 수 없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 면허범위 밖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