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코로나 동시 확산 '트윈데믹' 경고등…"유행 전 백신접종 서둘러야"

독감 의심환자 4주 새 2배…코로나 입원환자도 일주일 만에 78.7% 증가
항체 형성까지 약 2주…소아·고령층·임신부 등 고위험군 적기 접종 중요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가을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개학과 환절기가 맞물리면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 유행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입원환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본격화되기 전에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신 접종 후 충분한 면역력이 형성되기까지 통상 2주가량이 필요한 만큼 유행 정점에 맞춰 접종하기보다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서울강서지부) 최윤호 부원장은 "빠르게 확산되는 독감을 예방하려면 백신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며 "통상 백신 접종 후 체내에 충분한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는 만큼 접종 시점이 유행 확산 속도보다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의 2026년 35주(8월 23~29일)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독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13.3명으로 집계됐다. 32주 7.0명과 비교하면 불과 4주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독감 입원환자도 같은 기간 43명에서 162명으로 급증했다. 약 4배 늘어난 규모다. 연령별로는 학령기 아동의 유행세가 두드러졌다. 7~12세 독감 의심환자가 1000명당 36.5명으로 가장 많았고, 1~6세 영유아가 22.6명으로 뒤를 이었다. 집단생활이 많은 소아청소년층에서 독감 확산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도 안심하기 어렵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34주 61명에서 35주 109명으로 일주일 사이 78.7% 증가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호흡기 감염병 검체 분석에서도 독감 바이러스 검출률은 12.3%,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11.7%로 나타났다.

두 바이러스가 나란히 높은 검출률을 보이면서 동시 유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신, 사망 예방 최대 81.1%…중증 예방도 74.6%

독감은 매년 유행 바이러스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매 절기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바이러스 변화를 반영해 매년 백신 구성 균주를 새롭게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접종했더라도 새 절기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하는 이유다.

질병관리청의 '2024~2025절기 국가 인플루엔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독감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는 연령대에 따라 10.2~41.4%로 나타났다. 입원 예방효과는 4.0~39.2%, 중증 예방효과는 63.7~74.6%, 사망 예방효과는 52.2~81.1%로 추정됐다.

특히 백신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뿐 아니라 중증화와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되거나 한 감염병에서 회복하기 전에 다른 바이러스에 연이어 감염될 경우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이 심해지고 폐렴 등 중증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고령층·임신부…고위험군 접종 서둘러야

특히 소아청소년은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학교와 보육시설 등 집단생활 공간에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의 예방접종은 가정 내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으로 이어지는 2차 전파를 줄이는 데도 의미가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도 주요 접종 대상이다. 이들은 독감에 감염될 경우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올해 국가예방접종은 어린이와 임신부를 대상으로 9월 21일부터 시작된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10월 12일부터 연령에 따라 순차적으로 접종이 시행된다.

올해부터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대상이 만 14세까지 확대돼 기존 대상에서 제외됐던 청소년도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 예방접종도 같은 일정으로 진행돼 두 백신의 동시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백신과 함께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도 중요하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최윤호 부원장은 "독감 감염과 전파를 예방하려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백신 접종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소아청소년과 고령층,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유행이 본격화되기 전 접종 일정에 맞춰 서둘러 예방접종을 마쳐달라"고 당부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