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없이 하루 만에 췌장암 진단"…서울아산병원, 당일 조직검사 1천례 달성

국내 최초 외래 당일 췌장 조직검사 정착…진단 정확도 95%, 합병증 1% 미만

서울아산병원은 입원 없는 당일 췌장 조직검사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이후 최근 1천례를 달성했다. 사진은 송태준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암센터장(오른쪽)이 췌장암 의심 환자에게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모습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췌장암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탓에 상당수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이 때문에 신속한 진단과 치료 여부가 생존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외래 당일 췌장 조직검사'가 시행 1천례를 돌파하며 췌장암 진단 체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24년 3월 국내 최초로 입원 없이 하루 만에 시행하는 외래 당일 췌장 조직검사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1천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평균 2박 3일 입원이 필요했던 기존 검사 방식을 외래 당일 검사·귀가 형태로 전환해 환자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췌장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 8위지만 5년 생존율은 17%에 그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다. 대부분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단계에서 발견되는 만큼 조직검사를 통한 빠른 확진과 치료 시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췌장암 진단에는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조직검사가 표준 검사로 활용된다. 내시경 끝에 장착된 초음파를 이용해 췌장 병변을 확인한 뒤 가느다란 바늘로 조직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췌장은 주변 혈관과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시술 난도가 높고, 의료진의 숙련도가 진단 성패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고난도 검사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환자들이 평균 2박 3일 입원한 뒤 검사를 받았다. 병상 배정과 입원 일정 조율 과정까지 더해지면서 검사 자체가 수주 뒤로 미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고, 치료 시작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와 담도·췌장암센터는 국내 췌장암 환자 5명 중 1명을 치료하며 축적한 풍부한 임상 경험과 시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한 외래 당일 조직검사 체계를 구축했다.

환자는 외래 진료에서 의료진의 평가를 거쳐 당일 조직검사 대상 여부를 확인받는다. 적합한 경우 수면 상태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한 뒤 당일 귀가하며, 첫 외래 방문부터 조직검사 결과 확인까지 평균 일주일 이내에 이뤄진다.

성과도 우수하다. 서울아산병원의 췌장 조직검사 진단 정확도는 95%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합병증 발생률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췌장암뿐 아니라 낭성 종양이나 염증성 종괴 등 췌장암과 유사한 질환까지 정밀하게 감별하고 있다.

진단 속도가 빨라지면서 치료 계획 수립도 한층 신속해졌다. 조직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장관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다학제 의료진이 주요 혈관 침범 여부와 전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과거에는 입원이 필수였던 고난도 췌장 조직검사를 외래에서 하루 만에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게 된 것은 풍부한 내시경 시술 경험과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철저한 안전 관리와 진료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환자들이 안심하고 검사받을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송태준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암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췌장암은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예후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입원 대기로 치료가 늦어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시작한 당일 조직검사가 안정적으로 정착한 만큼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