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형외과의사회가 최근 의료소모품 가격 급등 사태와 관련해 현행 건강보험 수가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치료재료비에 대한 별도 보상 체계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의사회는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로 인한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이 의료소모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선 의료기관의 경영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료소모품 제조업체인 한국백신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일회용 주사기와 주사바늘 전 품목의 공급가를 15~20% 인상한다고 각 의료기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 인상 부담을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현행 수가 구조다. 주사기와 주사바늘은 감염 예방과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일회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필수 치료재료지만, 건강보험 체계에서는 별도 비용을 인정받지 못하고 행위별 수가에 포함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이러한 '별도 산정불가' 구조가 주사기뿐 아니라 수액세트, 의료용 장갑, 수술용 마스크, 소독용 거즈, 환자복 등 다수의 필수 소모품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진료 현장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소모품일수록 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로, 의료기관이 환자를 치료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왜곡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병원급 기준 근육주사 수가는 약 1310원 수준으로, 이 안에는 주사기와 주삿바늘, 소독재료, 인건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최근과 같이 재료비가 급등할 경우, 의료기관은 증가한 비용을 보전받을 방법이 없어 손실을 떠안게 된다.
의사회는 수가 인상률과 재료비 상승률 간의 격차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건강보험 수가는 연간 1~2% 수준의 제한적 인상에 그치는 반면, 의료소모품 가격은 한 번에 10% 이상 급등하는 구조로, 이러한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치료재료비를 행위료에서 분리해 별도로 보상하는 수가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가격 변동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보상 구조를 도입해야만 의료기관이 안정적으로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형외과의사회는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일회용 치료재료를 비용 부담 때문에 줄일 수는 없는 문제"라며 "현재와 같은 수가 구조는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격 인상을 넘어 건강보험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부가 치료재료 보상 체계 개편을 포함한 근본적인 수가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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