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함과 잦은 실수를 단순한 성격 문제로 치부하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소아를 넘어 성인까지 확산되며 전 연령대 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조기 진단과 체계적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자녀의 집중력 문제를 우려한 보호자뿐 아니라, 스스로 업무 실수나 집중력 저하를 경험한 성인들이 병원을 찾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숨은 환자의 표면화'로 해석하며,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진료 증가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ADHD 진료 환자는 2020년 약 8만명에서 2024년 약 25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성인 환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민하 교수는 "미디어와 정보 확산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어려움을 질환으로 인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ADHD는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닌 뇌 기능 이상에 기반한 신경발달 장애다. 집중력과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에서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유전적 요인과 성장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성인기에는 직장·사회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더해진다.
ADHD는 연령에 따라 증상 양상이 뚜렷하게 달라진다. 소아기에는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이 두드러진다. 수업 집중이 어렵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반면 성인에서는 과잉행동은 줄어들지만, 집중력 저하와 충동성이 지속된다. 시간 관리 실패, 반복적인 업무 실수, 감정 조절 어려움 등이 주요 문제로 이어지며, 직장과 대인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ADHD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확한 평가'를 꼽는다. 단순한 산만함이나 성격 문제와 구별하기 위해서는 전문의 상담, 행동 관찰, 주의력 검사, 지능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한 우울증, 불안장애 등 동반 질환과의 감별 진단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치료는 약물요법이 핵심이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자극제나 아토목세틴 등 비자극제를 활용해 약 80% 환자에서 증상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약물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연령별 맞춤 접근이 필요하다.
소아는 부모 교육과 사회성 훈련을 통해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고, 성인은 인지행동치료와 코칭을 통해 오래된 행동 패턴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ADHD를 방치할 경우 학업, 직장, 대인관계 등 삶 전반에서 반복적인 실패 경험이 누적될 수 있다. 반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일상 기능 회복과 함께 자신감 개선도 가능하다.
홍민하 교수는 "ADHD는 '어릴 때만 나타나는 병'도, '의지 문제'도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집중 어려움이나 반복적인 실수가 있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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