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소독 교육 '오픈런'… 6주기 평가 앞두고 혼란 가중"

대한검진의학회 춘계학술대회 열고 "교육 기회 확대·제도 개선 없이는 '평가 대란' 불가피"
"대장암 국가검진 내시경 도입 학회 성과… 일방적 현지조사 대신 소통과 교육 선행도 주장

대한검진의학회가 내시경 소독 교육 기회의 구조적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6주기 건강검진기관 평가를 앞두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평가 기준만 강화될 경우, 현장 혼란과 의료기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검진의학회(회장 박창영)는 29일 SC컨벤션센터에서 '제35차 춘계학술대회 및 제30차 초음파 연수교육'을 개최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이날 가장 큰 쟁점으로 내시경 소독 교육의 절대적 부족 문제를 꼽았다. 

이와 관련해 정은행 소독이사는 "2025년 기준 위암 검진기관 소독 실무자가 1만명을 훌쩍 넘지만, 실제 교육 이수 가능 인원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며 "대형 학회의 교육 접수는 이른바 '오픈런' 수준으로 경쟁이 치열해 의원급 의료기관은 참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받을 기회조차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를 강행하면 적절히 소독을 시행하고도 '미흡' 판정을 받는 억울한 사례가 반복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검진기관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해결책으로 검진의학회가 시행 중인 내시경 소독 교육을 국가 평가 인증 교육으로 공식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현승 총무부회장 역시 "질 관리라는 평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특정 기관 중심의 교육 구조를 개선하고, 모든 의료기관이 접근 가능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장암 검진 확대 논의… "연령·주기 재설계 필요"

이와함께 학회는 국가검진 제도의 변화와 관련한 역할도 강조했다.

박창영 회장은 "학회가 오랜 기간 제안해 온 대장내시경 기반 국가검진이 2028년 도입될 예정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부 기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진 시작 연령이 45세로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상한 연령이 74세로 제한된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기대수명을 고려해 79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또 "검사 주기를 10년이 아닌 5년으로 조정하고, 질 관리를 위해 의사 1인당 하루 검사 건수를 제한하는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속 중심 현지조사, 검진 의욕 꺾는다"

현지 조사 방식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민영 학술위원장은 "현재의 현지 조사는 질 향상보다는 처벌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사소한 행정 착오로도 행정처분이 내려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혈액검사 후 특정 수치에 따른 추가 검사 기준을 인지하지 못해 처분을 받는 등, 충분한 교육 없이 규정 위반을 문제 삼는 구조"라며 사전 교육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대원 수석부회장 역시 "채변 검사 지연 등 의료기관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며 "우수 기관에 대한 실사 면제 등 인센티브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검진 항목 확대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남성암 1위로 부상한 전립선암에 대한 PSA 검사 도입과, 60대 이상 심전도 검사를 통한 심방세동 조기 발견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 

박 회장은 "성별·연령별 위험도를 반영한 검진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며 "단순 검진 확대가 아닌 실질적인 예방의학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약 10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2026년 개편되는 검진 제도와 현지 조사 대응 전략, 폐기능 검사 실무 등 현장 중심 강의와 함께 내시경·초음파 핸즈온 교육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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