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회장 직선제 전환 부결… '투쟁과 개혁' 선언도

서울시의사회 제80차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전공의 지원금 집행 내역 공개도 관심
황규석 회장 "성분명 처방 반대·특사경 저지 등 실질적 성과 주력… 개설 전 경유 법안 연내 통과 총력
김택우 의사협회장 "성분명 처방은 면허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 특사경 도입 반드시 막아낼 것" 약속

"계절은 봄으로 향하고 있지만 의료 현장은 여전히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의료계 위기 속에서 열린 서울시의사회 정기총회는 '투쟁'과 '구조 개편'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선언하는 자리로 기록됐다. 단순한 반대 목소리를 넘어 실질적인 제도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28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제80차 정기 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주요 의료 정책 대응과 조직 운영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는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 의료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현안 대응에 힘을 모았다.

한미애 대의원회 의

이날 한미애 대의원회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완연한 봄기운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현실은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해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 의장은 "대의원총회는 단순한 의결기구를 넘어 미래를 설계하는 최고 의사결정의 장"이라며, "의견의 차이를 좁혀 더 나은 결론에 도달하는 품격 있는 토론을 통해, 이번 총회가 의료계에 진정한 봄을 앞당기고 신뢰받는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규석 회장

황규석 회장도 지난 집행부 2년을 돌아보며 '투쟁의 방식 변화'를 강조했다. 단순한 반대에서 벗어나 국민 설득과 정책 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황 회장은 "성분명 처방 문제와 관련해 국회 토론회, 대국민 공모전, 전광판 캠페인 등을 통해 환자 안전 이슈를 적극적으로 알렸다"며 "특히 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 저지를 위해 의료계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회 역할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의료기관 개설 전 의사회 경유 의무화' 법안"이라며 "회원 기반을 강화하고 일차의료 체계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연내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시 지원으로 추진되는 '일차의료 지원센터'에 대해서는 "방문진료 교육과 정착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김택우 회장 "면허권 흔드는 정책… 단일대오로 대응해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축사를 통해 현 의료 환경을 '전문가 존중이 무너진 위기 상황'으로 규정했다.

김 회장은 "성분명 처방 강제화는 의사의 고유 권한인 처방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역시 의료기관에 과도한 사법 권한을 부여하는 문제"라며 "두 사안 모두 반드시 막아내야 할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향후 중과실 기준과 책임보험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단결의 시간"… 의료계 리더들 위기감 공유

이날 총회에서는 의료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대 정원 확대 논의와 달리 교육 인프라는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본적인 교육 여건 없이 숫자만 늘리는 정책은 미래 의료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역시 "1차 의료를 담당하는 개원의가 흔들리면 지역·필수의료 모두가 붕괴한다"며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지역 개원 시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인프라 확충이 동반되어야 한다. 올 5월 수가 협상에서도 원가 기반의 적정 수가를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의대 증원과 각종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는 선배 의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전공의들도 선배들의 우려를 깊이 새기고, 우리의 주권을 빼앗기지 않도록 거버넌스 구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직선제 전환 무산… 전공의 지원금 공개 '이목 집중'

이날 본회의는 재적 대의원 179명 중 130명이 참석해 성원됐으며, 2024년 결산안과 2025년 예산안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특히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의사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 안건은 치열한 찬반 토론 끝에 표결에 부쳐졌으나, 찬성 46명, 반대 79명, 기권 3명으로 최종 부결되어 현행 간선제를 유지하게 됐다.

결산안 심의 과정에서는 지난해 9월 서울시의사회가 사직 전공의들에게 지원한 '크록스 신발 구매 지원금'의 세부 내역이 뒤늦게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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