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약사회가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약물 운전 위험 고지 의무화'를 골자로 한 약사법 시행규칙 및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이번 개정안이 약사에게 과도한 법적 책임을 지우고 전문성을 훼손한다며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약사가 환자에게 졸음이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의 위험성을 복약지도서에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약사회는 "정부가 '졸음 유발 약물'에 대한 명확한 성분 분류체계나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괄적인 의무와 처벌 규정부터 신설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시약사회는 복지부 장관이 특정 정보를 복약지도서에 포함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신설한 점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는 약사의 전문적 판단권을 박탈하고 약사를 단순한 행정 지시 이행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위이며, 결과적으로 환자 개별 특성을 무시한 기계적 복약지도만 양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가장 큰 우려는 약물 운전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다. 약사회는 이번 개정이 사고의 책임을 최종 투약 단계인 약사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약사가 수많은 민·형사상 소송의 당사자가 될 위험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약사회는 의견서를 통해 △국가 차원의 표준 약물 분류체계 선행 마련(식약처 등 공신력 기관의 성분 리스트 제공) △DUR 시스템 등 공적 정보시스템과 연동한 주의사항 자동 출력 인프라 구축 △과태료 중심 처벌 조항 삭제와 약사의 자율적 복약지도 환경 조성 등을 요구했다.
김위학 서울시약사회 회장은 "국민 안전을 명분으로 약사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법적 책임을 강요하는 이번 개정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불합리한 규제가 철회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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