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2032년 4090억달러 성장 전망

AI 혁신·정책 인센티브가 성장 견인… 처방약 시장 내 비중 21% 돌파 예고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이 정책적 인센티브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2032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매출은 40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5.0%에서 지난해 18.4%로 확대됐으며, 2032년에는 21%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32년 기준 상위 8개 희귀의약품은 각각 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중 존슨앤존슨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Darzalex)'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분자 약물의 부활과 파이프라인의 변화파이프라인 구성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포착된다. 현재 가치가 높은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상위 20개 중 45%가 저분자 약물로 나타났다. 이는 단일클론항체(20%)나 세포·유전자 치료제 비중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질병 기전에 대한 이해 심화와 AI 기반 연구 도구의 발전, 복용 편의성 및 제조 효율성 등이 저분자 약물의 재부상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 유망 후보로는 쿠싱증후군 치료제 '레라코릴란트(relacorilant)'와 췌장 종양용 pan-RAS 억제제 '다락손라시브(daraxonrasib)' 등이 꼽힌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으로 저분자 약물이 바이오의약품보다 약가 재협상 유예 기간이 짧은 점은 개발 동력의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 성장의 이면에는 각국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 자리 잡고 있다. 세액공제, 수수료 면제, 그리고 미국(7년)과 유럽연합(10년)에서 부여하는 시장 독점권 등이 핵심 인센티브로 작동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인실리코 메디신이 AI를 활용해 TNIK 억제제 '렌토서티브(rentosertib)'를 단 18개월 만에 전임상 후보물질 단계까지 개발하며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입증했다. 현재 시판 중인 희귀의약품은 전체 희귀질환의 약 5%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방대하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과 보험 재정 부담이 향후 성장의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FDA가 유니큐어의 헌팅턴병 치료제 임상에 대해 외부 대조군 연구만으로는 허가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규제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고가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비중 증가로 보험자의 약가 인하 압박도 커지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개발은 미충족 의료 수요가 커 시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책적 보호 장치가 탄탄해 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특히 AI 기술의 접목은 개발 기간 단축과 성공률 제고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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