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환자가 매일 체중계에 오르는 이유?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유호 교수 "노폐물 배출·부종 관리 위한 적정 수분량 측정 필요"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유호 교수

신장은 주먹만 한 크기의 작은 장기지만 노폐물 배출과 수분·전해질 조절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 노폐물과 수분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유호 교수는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 환자 수는 2014년 15만7583명에서 2024년 34만6518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신장 기능은 한 번 악화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성 콩팥병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질환 등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질환이다.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가 질환을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거품뇨나 야간 빈뇨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신장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경우가 많다"며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부전이 장기간 진행되면 결국 투석이나 신장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장 기능을 대신하는 치료 방법에는 투석 치료와 신장이식이 있다. 가능하다면 투석을 거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신장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예후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기저질환이나 공여자 부족, 조직 적합성 문제와 대기기간 등 현실적인 제약으로 말기 신부전 환자의 약 80%는 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석 치료에는 인공 신장기를 통해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키며 노폐물을 제거하는 혈액투석과 복강 내 복막을 여과막으로 이용하는 복막투석이 있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환경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정해진 치료 일정과 횟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는 체내 수분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섭취한 수분과 땀·호흡 등을 통해 배출된 수분을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체내 수분 상태를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바로 체중이다.

이유 교수는 "노폐물과 수분 배출이 어려운 투석 환자에게 1kg의 체중 증가는 곧 약 1리터의 체내 수분이 축적된 것을 의미한다"며 "체중을 통해 수분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 부종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투석 사이 체중 증가 범위는 부종이 없고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건체중(dry weight)'의 2~3% 이내다.

이 범위를 초과하면 다음 투석 과정에서 제거해야 할 수분량이 증가하면서 저혈압, 근육 경련,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부종이나 호흡곤란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수분 조절이 치료의 핵심인 투석 환자에게 체중 변화는 체내 수분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자 심장과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을 예측하는 신호"라며 "매일 같은 시간과 같은 조건에서 체중을 측정해 일상 속 수분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안전한 투석 치료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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