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 정상 안압도 안심 못 해

[전문의 건강칼럼]|좋은강안병원 안과센터 박찬금 과장
40대 이후 발병 위험 증가… 조기 발견 위해 정기 검진 중요

좋은강안병원 안과센터 박찬금 과장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린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시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과 정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시신경 손상 위험이 높아지는 40대 이후에는 눈 건강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많은 환자가 초기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질환이 진행되다가 시력 저하를 체감한 이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매년 3월 둘째 주는 '세계 녹내장 주간(World Glaucoma Week)'으로 녹내장의 위험성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녹내장협회(WGA)와 세계녹내장환자협회(WGPA)가 지정했다. 국내에서도 의료기관과 학회가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정기 검진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대표적인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발병률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환자는 2019년 97만 명에서 2023년 119만 명으로 약 4년 사이 20% 가까이 증가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녹내장은 흔히 안압 상승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단순히 안압만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임에도 시신경이 손상되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단순 안압 검사만으로는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시야 검사와 시신경 검사, 빛간섭단층촬영(OCT) 등 정밀 검사를 병행해야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녹내장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나이, 가족력, 근시 등이 꼽힌다. 특히 근시가 심할수록 시신경 구조가 약해져 녹내장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녹내장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치료의 목적은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현재의 시력을 유지하는 데 있다. 치료의 기본은 안압을 낮추는 것으로, 점안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가 우선 시행된다. 필요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회복이 빠른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이 도입되면서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빛간섭단층혈관촬영(OCT-A)을 통해 시신경 주변 혈관 밀도를 분석하는 정밀 검사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녹내장 진단과 치료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제와 복합 점안제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생활 습관 관리 역시 중요하다. 흡연은 시신경 손상을 촉진할 수 있어 금연이 권장된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안압을 높일 수 있어 하루 2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머리를 아래로 향하는 요가 자세나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 과도한 복압이 필요한 근력 운동은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근력 운동은 시신경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좋은강안병원 안과센터 박찬금 과장은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많은 환자가 치료를 미루거나 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40대 이후라면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녹내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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