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관리하는 시대…성장검사로 신호 놓치지 말아야"

인터뷰/ 박혜영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원장
"키 성장, 유전만으로 결정되지 않아… 영양·수면·운동 등 생활습관 중요"
"뼈 나이 검사로 성장 잠재력 평가… 필요 시 성장호르몬 치료도 도움돼"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

아이의 키 성장은 단순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성장과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에는 키가 작아도 '나중에 크겠지' 하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성장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녀의 성장 상태를 조기에 확인하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특히 또래보다 키가 작은 경우 단순한 체질적 차이인지, 성장호르몬 이상이나 다른 질환이 원인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성장클리닉을 찾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저신장(상병코드 E34.3)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4년 2만7413명에서 2024년 5만1248명으로 약 10년 사이 87%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실제 환자 증가뿐 아니라 성장 관리에 대한 관심 확대와 조기 검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키 성장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까. 또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의 경우 언제 병원을 찾아 성장검사를 받아야 할까. 성장검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어떤 상황일까. 이에 본지는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을 만나 아이의 성장 평가 기준과 저신장 원인, 성장검사 과정, 그리고 부모들이 일상에서 관리할 수 있는 성장 습관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혜영 원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예전에는 아이의 키가 작아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늘었다"며 "성장검사는 단순히 키를 재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성장 상태를 평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신장 자체가 갑자기 늘었다기보다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언급했다.

또래 100명 중 키 하위 3명…'저신장' 기준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같은 성별과 연령대에서 키를 100명 순서로 세웠을 때 하위 3% 미만인 경우를 의미한다. 즉 또래 100명 중 키 순서로 1~3번째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저신장 범주에 포함된다.

하지만 키가 작다고 해서 모두 질환은 아니다. 체질적으로 성장 속도가 늦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성장호르몬 결핍 등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박 원장은 "저신장을 판단할 때는 단순히 현재 키뿐 아니라 성장 속도도 중요하다"며 "3세 이후 사춘기 전까지는 1년에 평균 5~6cm 정도 자라는 것이 정상인데, 1년에 4cm 미만으로 성장한다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래보다 머리 하나 정도 작은 경우도 하나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또래보다 약 10cm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다.

박 원장은 "아이의 성장 속도를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키 변화를 꾸준히 기록하는 것"이라며 "6개월 간격으로 키를 재보면 성장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같은 바지 2~3년 입는다면 성장 체크 필요

박 원장에 따르면 아이의 성장 상태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성장 지연을 의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징후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3년 동안 같은 바지를 입는 아이는 키 성장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적으로 2년 정도 지나면 키가 자라 바지를 바꿔야 하는데, 저신장 아이들 중에는 2~3cm씩만 자라기 때문에 같은 바지를 오래 입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의 부모는 "예전에는 1~2년 입던 바지를 이제는 몇 달마다 새로 사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부모가 아이의 키를 정기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키 성장 속도를 파악하면 성장 패턴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아이의 키를 6개월 정도 간격으로 측정해 기록해 두면 성장 속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최근 1~2년 동안 키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신장 원인 다양… 질환 여부 확인 필요

저신장은 크게 병적인 저신장과 특발성 저신장으로 구분된다. 특발성 저신장은 특별한 질환이 없는 경우로, 대표적으로 ▲가족성 저신장 ▲체질성 성장 지연이 있다. 가족성 저신장은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 유전적 영향을 받아 아이의 키도 작은 경우다. 이 경우 뼈 나이와 실제 나이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

반면 체질성 성장 지연은 성장 속도가 늦은 경우로, 또래보다 늦게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이후에 키가 크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이 경우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어린 경우가 많다.

박 원장은 "부모가 고등학교 때 갑자기 키가 컸던 경험이 있다면 아이도 체질성 성장 지연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검사 핵심은 '뼈 나이' 

박 원장은 성장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뼈 나이(골연령)를 꼽았다. 뼈 나이는 손 X-ray 촬영을 통해 확인하며, 실제 나이와 비교해 성장 가능성을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실제 나이와 뼈 나이의 차이가 1년 이내면 정상으로 본다.

그는 "저신장 아이가 병원을 방문하면 먼저 뼈 나이를 확인하고 기본 혈액검사를 통해 질환 여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만약 뼈 나이가 어리고 키가 하위 3% 미만이라면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를 통해 성장호르몬 결핍 여부를 확인한다. 이 검사는 약물을 투여해 성장호르몬 분비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보통 1박 2일 동안 두 가지 검사로 시행된다.

특히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저신장 원인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다만 전체 인구에서는 흔하지 않은 질환으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약 5000명 중 1명 정도에서 발생한다. 이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성장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성장호르몬 결핍증 아이들은 치료 첫해에 평균 10cm 정도 성장하기도 한다"며 "질환이 확인된 경우에는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키 성장의 핵심은 생활습관

박 원장은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균형 잡힌 영양 ▲충분한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음식 섭취의 중요성도 강조하면서 "단백질은 벽돌이라면 비타민과 미네랄은 시멘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고기만 먹고 채소와 과일을 먹지 않으면 성장에 필요한 구조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수면 역시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 상태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 필수적이라는 것. 운동의 경우 특정 종목보다 아이가 즐길 수 있는 활동이 중요하다. 다만 역도 등 무거운 중량 운동은 성장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박 원장은 "아이의 키 성장은 골든타임이 있다"며 "1년에 얼마나 자라는지 꾸준히 확인하고, 또래보다 작거나 성장 속도가 느리다면 성장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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