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내시경 시대 열리는데… "땜질식 수가 정책으론 도입 어렵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AI 내시경 보급 위해선 금전적 지원 필수... 수가 삭감의 빌미 돼선 안 돼"
학술지 'KJDE' 창간·내시경 전문의 시험 안착… 은수훈 차기 회장 추대 "회원 권익 보호 등 강화"

인공지능(AI) 기반 내시경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과 합리적인 수가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내시경 검사가 이뤄지는 현실에서 단순한 수가 조정이나 삭감 중심의 정책이 이어질 경우 개원가의 의료 서비스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회장 곽경근)는 8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47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시경 수가 체계와 AI 내시경 도입, 학회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약 1200명의 회원이 참석했으며, 차기 회장으로는 은수훈 현 부회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AI는 진단 보조 도구, 도입 확대 위해 제도적 지원 필요"

학회는 AI 내시경 기술과 관련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조원영 총무이사는 "현재 수가 구조는 의료 행위 시간이 줄었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수가를 낮추는 경향이 있다"며 "AI 내시경이 도입된다는 이유로 수가 삭감이 이뤄진다면 어느 의료기관도 비용 부담을 감수하며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AI 내시경은 용종 발견율을 높이고 검사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국가 차원의 지원과 합리적인 보상 체계가 마련돼야 의료 현장에서 실제 활용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내시경의 임상 적용과 법적 책임 문제도 논의됐다.

안용환 간행이사는 "현재 내시경 AI는 진단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의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라며 "의사의 피로도를 줄이고 병변 발견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최종적인 진단과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용 이사장도 "AI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적 도구일 뿐 의료 행위의 책임 주체는 여전히 의사"라며 "AI 활용 과정에서도 의료 윤리와 책임 체계가 명확히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가치 개편, 1차의료 부담 가중 우려"

학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상대가치점수 상시 조정 정책에 대해 1차 의료기관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승철 공보이사는 "의원급 가산 축소와 검체검사 수탁 고시 개편 등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1차 의료기관의 운영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인건비와 재료비 원가 산정이 불투명하고 고령 환자 증가로 인한 검사 위험도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재정 조정을 위한 땜질식 수가 정책은 결국 내시경 검사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위험도와 실제 비용 구조를 반영한 내시경 수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시경 전문의 시험 안착… 학술지 'KJDE' 창간

학술 및 교육 체계 강화를 위한 성과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곽경근 회장은 "지난해 처음 시행된 내시경 전문의 자격인정 시험이 올해 2회째를 맞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올해 시험에는 위내시경 21명, 대장내시경 17명, 동시 응시 14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장내시경 국가암검진 확대를 앞두고 정확하고 안전한 검사 수행을 위한 인력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올해 공식 학술지인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지(KJDE)' 창간호를 발간하며 학술적 도약을 선언했다. KJDE는 연구 중심 학술지와 달리 개원의가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임상 중심 학술지를 지향하며 향후 국제 학술지로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학회는 오는 17일 열리는 '암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 암 관리 사업 유공 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할 예정이다.

한편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은수훈 부회장은 "회원 9000명과 인증의 1100명을 보유한 학회의 수장을 맡게 돼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디지털 헬스와 AI 기반 내시경 분야 역량을 강화하고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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