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의료 빠진 채 복지 확대"… 1차의료 중심 재설계 요구
가정의학과의사회, 통합돌봄·검체검사 수가 개편 등 현안 비판
"재택의료 인력 수가 전무해… 의사 참여 유인책 마련이 시급"
정부가 내년 3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 통합지원법(통합돌봄법)'을 두고 의료계가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1차 의료 현장에서는 현재의 통합돌봄 정책이 의료적 관리 없이 복지 기능만 확대된 구조라며 제도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회장 강태경)는 8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합돌봄 제도를 비롯해 검체검사 위·수탁 수가 개편, 의대 정원 확대 등 주요 의료 정책 현안에 대한 의료계 입장을 밝히며 정책 방향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가장 먼저 가정의학과의사회는 통합돌봄 제도가 실질적인 지역 의료 체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 협력 구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유승호 공보이사는 "거동이 어려워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기존에 진료를 담당하던 주치의가 방문진료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현재 재택의료센터 지정 방식은 일부 기관에 의존하는 구조로 환자 진료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자체 시범사업에서 한의원 참여가 두드러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유 이사는 "지자체는 환자 만족도를 중심으로 사업을 평가하고 있지만 재택의료의 본질적 목표인 입원율 감소나 건강 지표 개선과 같은 의학적 성과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만성질환 관리와 다제약물 관리 등 실제 의료적 관리가 필요한 영역에서 의사 참여를 유도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재택의료 인력 수가 없어… 현실적 보상 필요"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해서도 현실적인 수가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태경 회장은 "의사가 방문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간호조무사 등 보조 인력이 함께 이동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수가는 전혀 책정돼 있지 않다"며 "현재 제도는 사실상 '할 테면 하고 말 테면 말라'는 식의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문진료 참여를 확대하려면 인건비와 행정 부담을 고려한 현실적인 보상 체계와 야간 가산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그래야 의료기관의 참여를 끌어내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체검사 위·수탁 수가 개편, 의료현장 혼란 우려"
정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수가 배분 개편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강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이 직접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는 구조인데 수가까지 낮춘다면 검사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단순한 비율 조정은 1차 의료기관과 중소 검사 수탁기관의 경영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 정산 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제도 개편은 환자 정보 관리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성급한 개편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장내시경 국가검진, 특정 과 독점 안 돼"
대장내시경 국가검진 도입과 관련해서는 특정 전문과 중심의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의사회는 가정의학회와 공동으로 설립한 '1차의료 소화기내시경학회'를 중심으로 개원가 내시경 교육과 질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준호 의무부회장은 "다음 달 5일 열리는 학술대회는 모든 1차 의료 전문의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과거 내시경 질 관리 지침 마련 과정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들의 역할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경 회장은 "같은 내시경 교육을 받았음에도 특정 분야만 인정받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원가와 공직 의료기관 등에서 꾸준히 내시경을 시행해 온 의료진을 중심으로 학회를 확대해 향후 질 관리 인증 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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