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먼저 걸러낸다… 진료비 '삭감 제로' 시대 열리나

숨메디텍-엠시스텍, AI 탑재 진료비 사전 점검 솔루션 공개
심평원 판단 기준 학습… 규칙 넘어 '삭감 가능성'까지 예측

(왼쪽)엠시스텍 김명환 대표, 숨메디텍 이병설 대표 

의료기관 진료비 삭감 문제를 인공지능(AI)으로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이 현실화되고 있다. 단순한 급여 기준·고시 점검을 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실제 심사 판단 기준과 삭감 패턴을 학습한 AI가 처방 단계에서부터 삭감 가능성을 예측·경고하는 방식이다.

의료기관 심사청구 전문기업 숨메디텍과 의료 IT 기업 엠시스텍은 AI를 적용한 진료비 사전 점검 솔루션을 통해 '삭감 제로'에 도전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의료기관 심사청구 전문기업 숨메디텍(대표 이병설)과 의료 IT 전문기업 엠시스텍(대표 김명환)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진료비 삭감 예방 프로그램 'ROI'와 'ROILite'에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진료비 사전 점검 솔루션을 공개했다.

양사는 이번 기술 고도화를 통해 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 관리가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처방·기록 단계부터 삭감 위험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칙 점검 넘어, 심사자 판단 학습하는 AI"

숨메디텍 이병설 대표는 "기존 삭감 프로그램과 AI 적용 삭감 예방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능형 예측 시스템'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프로그램은 1일 투약량 초과, 금기 병용과 같은 명시적 규칙만 확인하는 IF-THEN 방식이었다면, AI 시스템은 복합적인 삭감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솔루션의 핵심은 '왜 삭감되는지'를 이해하는 AI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감기 진단에 항생제 5일 처방은 규칙 위반은 아니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필요성 결여로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며 "AI는 심평원이 어떤 맥락과 논리로 삭감 결정을 내리는지를 학습해, 규칙에는 없지만 위험도가 높은 처방도 사전에 경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엠시스텍 김명환 대표는 기술적 기반에 대해 "과거 10년간 축적된 심평원 삭감 사례 데이터 500만 건 이상을 학습한 머신러닝 기반 패턴 분석 엔진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 AI 엔진은 진료과목별, 상병별, 행위별 삭감 패턴을 자동으로 학습하며, 처방 입력과 동시에 급여 기준·고시·심사지침 위반 여부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Oracle 및 MariaDB 기반의 고성능 처리 구조를 통해 0.3초 이내 검증을 완료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Transformer 기반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적용해 진료기록부 작성의 적정성 분석, 병명과 처방 간 연관성 평가, 진료의 필요성·타당성 판단까지 자동으로 수행한다. 심사평가원 심사위원의 판단 기준을 학습해 삭감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이번 시스템의 차별점인 것이다.

행정 부담↓ 진료 질↑… 의료진 체감 효과도

AI 적용 삭감 예방 프로그램은 의료기관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숨메디텍에 따르면 진료과별 삭감 원인 자동 분석, 이의신청 및 재심사 청구 기능이 기존 ROI 대비 30% 이상 향상됐다.

이병설 대표는 "삭감과 재심사 업무가 줄어들면서 행정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의료진은 처방 시점에서 실시간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처방 입력 시 '삭감 위험 높음', '진료기록 보완 필요' 등의 알림이 즉시 제공되며, 처방 수정에 따라 삭감 위험도 변화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또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오류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교육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의료진이 급여 기준을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진료의 질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숨메디텍 측은 AI 기반 사전 점검 시스템이 재청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누락 비용을 최대 9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종합병원, 수술병원, 요양·재활병원, 여성병원, 한방병원, 의원 등 종별 의료기관에서 월평균 수십만 원에서 수 천만원에 이르는 누락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경영 안정화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무상 제공… 'AI 심사 표준화'가 목표

양사는 AI 적용 삭감 예방 프로그램 정식 출시를 앞두고, 올해 하반기 기존 ROI 사용자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3개월 무상 사용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POC(개념검증) 형태의 최종 베타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이병설 대표는 "향후 진료과별 특화 AI 솔루션과 표준화된 AI 자동 심사 모듈을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진료 수익을 개선하는 CP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 진료비 삭감이 구조적 경영 리스크로 지적돼 온 가운데, AI가 심사 판단을 예측하고 처방 단계에서부터 개입하는 시스템이 본격화되면서, 진료비 청구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에 의료계와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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