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 정상화, 개인 헌신 아닌 제도 개편돼야"

인터뷰/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투쟁과 협상은 병행… 젊은 의사 정책 '패싱' 끝내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정상 집행부로 전환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6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제28대 회장에 당선된 한성존 회장은 '투쟁 일변도'라는 외부의 시선에 대해 선을 그으며 "투쟁과 소통·협상은 상황에 따라 병행돼야 할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두 달을 넘긴 현재 대전협은 수련협의체 유지, 전공의법 개정 대응, 정책 연구 조직 신설 등 굵직한 현안을 동시에 추진하며 체제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회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취임 이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현안을 처리해왔다"며 "이전 집행부들 역시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28기 집행부는 그보다 더 많은 실무를 감당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특히 비대위 시절부터 이어온 수련협의체 논의를 지속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적극 참여해 수련혁신지원사업이 전공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젊은의사정책연구원' 설립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한 회장은 "기존 의료정책연구원의 연구는 젊은 세대가 체감하기에는 지나치게 거시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은 전공의들이 실제로 겪는 수련환경, 수련의 질 문제를 중심으로 보다 실질적인 정책 역량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향후 연구 주제로는 수련환경 개선을 비롯해 차세대 의료의 방향, 미래기술과 의료의 접목 등을 제시했다.

내년 2월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두고 불거진 '복귀 전공의 시험 응시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내놨다. 한 회장은 "시험 응시나 통과가 곧 수련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련은 이론과 실전이 함께 축적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시험 준비를 통해 이론을 정리한 이후 이어지는 수련 기간은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진료 역량을 쌓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례가 없는 상황인 만큼 수련협의체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며, 대전협 내부에서도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시간 규제'보다 '교육의 질'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한 회장은 "현재 수련 현장은 여전히 지도전문의의 선의에 기대는 구조"라며 "수련은 개인의 헌신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보장돼야 의료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련과 근로의 경계가 모호한 현실 속에서, 기술 발전을 통해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이를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공의 복귀 이후 일부 현장에서 제기되는 세대 갈등과 협업 문제에 대해서는 '세대론'으로 단순화하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세대 갈등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문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의료와 교육 역시 변화를 피할 수 없다"며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험과 지식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증원 과정에 대한 감사원 결과 발표 이후 대전협이 '절차적 정당성 미흡'을 지적하며 환영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정의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확인에 그치지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 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현장의 당사자인 전공의 목소리가 제도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정부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려는 노력이 보이지만, 여전히 현장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등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행정 속도가 앞설 경우 현장의 불안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다 충분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한 회장은 1만 5천여 전공의 회원들에게 "오늘도 의료 현장의 최일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모든 전공의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대전협은 미래 세대 의사들을 위한 더 나은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수련의 질적 향상과 젊은 의사들의 정책 역량 강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이 변화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대한민국 전공의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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