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침범 진행성 간암, 위험도 따라 치료 달라야 생존율↑

면역항암제·방사선 치료 병행 시 진행 위험 43%·사망 위험 24% 감소

국내 의료진으로부터 혈관 침범이 있는 간암이라도 위험도를 정밀하게 분류한 맞춤형 치료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유정일·김나리 교수 연구팀은 혈관 침범이 있는 간암 환자 526명을 대상으로 치료 방법에 따른 예후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간암이 간 문맥(Portal vein) 등 혈관을 침범하면 BCLC(Barcelona Clinic Liver Cancer) 병기 분류에서 3기에 해당하는 C기로 분류된다. 이는 진행성 간암으로,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는 간동맥화학색전술(TACE)과 표적항암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 치료를 방사선 치료와 병행하는 게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Atezolizumab–Bevacizumab, AB)과 같은 면역항암제를 단독으로 치료에 쓰거나, 방사선 치료와 병합해 쓰는 등 치료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같은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에 따라 생존 기간이 5.8개월에서 98.4개월로 편차가 커 치료법 선택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팀이은 환자의 간 기능, 종양의 크기, 침범 형태, 간 외 전이 여부 등을 종합해 보다 정밀한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위험도에 맞는 최적 치료법을 찾아낸 것.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환자를 초저위험과 저위험을 합친 그룹, 중등도 위험과 고위험이 속한 그룹으로 나눠 치료법에 따른 예후를 비교했다.

치료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방사선 복합 치료(TACE+RT, 417명)를 우선하되, 환자 상태에 맞춰 △표적항암제와 방사선 복합 치료(TKI+RT, 67명) △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와 방사선 복합 치료(AB+RT, 17명)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AB, 25명) 등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중앙 추적 관찰 기간 11.6개월 동안 연구팀이 개발한 위험도 모델의 경우 환자 예후 예측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을 비교했을 때 초저위험군은 11.4개월, 고위험군은 1.9개월로 차이가 분명했다. 전체 생존 기간 역시 초저위험군은 47.3개월이었던 것과 달리 고위험군은 6.6개월에 불과했다.

새 모델은 기존 모델과 비교했을 때 1·2·3년 경과 시점 모두에서 생존율 및 재발 예측 정확도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 위험도에 따른 최적합 치료법 역시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초저위험-저위험군과 같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는 기존 치료인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게 치료 효과 면에서 가장 좋았고, 반면 중등도-고위험군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의 효과가 컸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에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 경우(AB+RT) 기존 치료(TACE+RT) 때보다 병의 진행 위험이 43%, 사망 위험도 24% 감소했으며,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AB) 역시 기존 TACE+RT 대비 사망 위험을 약 62% 낮췄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가 암세포를 파괴해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일종의 '백신 효과'로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높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해당 연구가 진행성 간암 치료 기준으로 '위험도 기반 맞춤 치료'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정일 교수는 "혈관 침범 간암은 매우 다양한 임상적 특성을 가진 집단"이라며 "단순히 병기만으로 치료법을 결정하지 말고, 위험도 예측 모델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최적의 치료 조합을 찾는 것이 생존율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방사선종양학(Radiotherapy and Oncology, IF=5.3)' 최근호에 발표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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