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개편안에 제약업계 '직격탄'… R&D·투자·고용 전방위 위축

기업당 평균 매출 233억 감소·영업이익 반토막… 사업차질 현실화 우려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국내 제약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축소와 고용 감축 등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약바이오기업 CEO 대상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59개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가 조정 비율이 40%대로 인하될 경우 연간 예상 매출 손실액은 총 1조21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당 평균 233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매출 손실률은 10.5%로 대형기업(4.5%)보다 타격이 컸으며, 영업이익은 산업 전체 평균 51.8%나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 성장 동력인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도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응답 기업들은 2026년까지 연구개발비를 평균 25.3% 줄이겠다고 답했으며, 설비투자 역시 평균 32.0% 축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축소율은 52.1%에 달해 생산 인프라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용 시장에도 감원 한파가 예고됐다. 개편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응답 기업들은 현재 인원의 9.1%인 1691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운영 측면에서도 3개사 중 2개사(74.6%)가 제네릭 출시를 취소하거나 계획을 변경하겠다고 답해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시장 활력 저하가 현실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제약 CEO들이 꼽은 가장 큰 우려 사항은 '채산성 저하에 따른 생산 중단'과 '연구개발 투자 감소'였다. 비대위는 "이번 개편안은 제약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산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약가 정책을 단순히 재정 절감의 수단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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