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간호대학, '실무·연구 투트랙'… 간호교육 패러다임 선도

국내 최초 간호전문대학원 승인·GAINS 2.0 개편… 연구·교육 허브로 도약
실무기반 고급간호 인력과 글로벌 간호과학자 양성하는 투트랙 체제 완성

(왼쪽부터)김상희 교학부원장, 이현경 학장, 장연수 연구부학장

연세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간호전문대학원 설립 승인을 받으며, 국내 간호교육은 기존의 '연구 중심'에서 '실무·연구 투트랙'으로 전면 확장되는 분기점을 맞았다.

고령화·만성질환·정신건강·디지털 헬스 등 보건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현장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실무형 리더와 글로벌 기준의 간호과학자를 동시에 키우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특히 간호전문대학원의 출범과 함께 연세대 간호대학이 발표한 연구전략 'GAINS 2.0'은 실무·정책·연구를 유기적으로 묶어 국내 간호교육이 세계 수준의 역량을 갖추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10월 28일 교육부로부터 국내 최초의 간호학 분야 전문대학원인 '간호전문대학원' 설립 승인을 받았다. 이는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실무 중심 고급 간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구축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세대 간호대학은 기존에도 일반대학원(연구 중심)과 간호대학원(특수대학원·실무 중심 석사)을 통해 간호인력을 육성해 왔으나, 실무 기반 박사과정은 부재해 글로벌 교육체계와 간극이 존재했다.

연세대학교 간호대학·대학원 이현경 학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계 주요 간호대학에서 확산되고 있는 실무중심 박사과정(DNP) 도입 요구가 커지던 상황에서 이번 전문대학원 개원은 학문·연구·실무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교육체제로 전환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대학원 연구는 방법론과 데이터가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임상 현장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했다"며 "두 흐름을 한 프로그램에서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임상과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무 중심 석·박사 과정 신설… 국내 간호교육의 '빈틈' 메우다

간호전문대학원은 석사과정에 △노인전문간호 △아동전문간호 △임상전문간호 △종양전문간호 △간호관리·교육 전공을 개설해 임상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실무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을 교육한다.

박사과정에서는 '간호실무리더십' 전공이 신설돼, 현장의 문제를 연구 주제로 전환하고 실무 혁신을 이끄는 리더형 간호전문가를 양성한다.

교육과정은 국내 간호사의 근무 환경·실무 니즈·교육 수요 분석을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야간·하이브리드 수업 방식을 도입해 임상 간호사가 업무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연간 정원은 석사과정 60명, 박사과정 10명이며 각각 2026년 3월·9월 첫 입학이 시작된다.

이와 관련해 김상희 간호대학원 교학부원장은 "전문대학원 개원으로 실무 중심 박사과정이 처음 마련되면서, 현장 인재가 자신의 경력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경로가 열렸다"며 "향후 타전공자의 석·박사 통합 진입도 가능하도록 전주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DNP는 병원 운영·조직관리·의사결정·정책 적용·AI 기반 의료데이터 활용까지 포함하며, 논문 중심이 아닌 '현장 개선 프로젝트'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장연수 연구부학장은 "전문대학원은 '전문 인력 양성'이 목적이며 교육부 목적에 맞는 옷을 입은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며 "또 실무에서 실제 역량을 발휘하면서 박사를 취득해 조직관리,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전문대학원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학장 역시 DNP 설립 배경을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환경과 전문직으로서의 간호사 역할의 중요성이라고 언급했다. 

이 학장은 "코로나와 의정사태 이후 간호사는 병원에서 헬스케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환자가 안전하게 간호받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전문직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며 "다학제 진료, AI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등 의료현장의 요구는 훨씬 복잡해졌고 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간호사가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대학원은 '연구 중심' 강화… BK21 기반 간호과학자 양성

연세대학교는 실무 중심의 전문대학원이 가동되는 동시에, 일반대학원은 간호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 트랙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일반대학원은 BK21 4단계 사업을 통해 석·박사·포스트닥(Postdoc) 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연구자 양성 체계를 구축했다. 연구팀과 박사후 연구인력만 40명 이상이 활동하며, 이를 기반으로 연세대 간호대학은 세계 대학 평가에서 간호학 분야 37위로 도약했다.

장연수 연구부학장은 "임상 경험이 많은 파트타임 대학원생은 연구역량을 단기간에 갖추기가 쉽지 않아 고도화된 학술연구 트랙과 괴리가 존재했다"며 "전문대학원-일반대학원의 투트랙 체계는 이러한 간극을 줄이고, 각각의 목적에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간호전문대학원 개원과 함께 연세대 간호대학은 연구전략 'GAINS 2.0'을 발표하며 연구 생태계를 재편했다. 기존 클러스터인 △글로벌 및 인구집단 건강(G) △고령화 이니셔티브(A) △간호 혁신기술(IN) △증상과학(S)을 확장했다.

이와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기후변화와 건강 △정신건강 △시스템 중심 혁신기술 등과 같은 핵심 의제를 반영했다. 

장 학술부학장은 "연구자 전문성에 기반한 클러스터 구성으로 융합 연구를 촉진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보건의료 의제를 반영해 연구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실무·연구·정책 연계하는 '미래형 간호교육 모델'

연세대 간호전문대학원과 GAINS 2.0의 개편은 단순한 교육과정 확장을 넘어 실무·연구·정책이 순환적으로 연결되는 미래형 간호교육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학장은 "간호는 학문이자 전문직이며, 두 영역 모두에서 높은 수준의 성취가 요구된다"며 "일반대학원은 과학자 양성의 중심축, 간호전문대학원은 실무 리더 양성의 중심축이 된다. 119년 전통 위에 두 축을 확립함으로써 국내 간호교육의 표준을 새롭게 세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간호 리더를 배출하는 교육·연구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만성질환·정신건강·돌봄 불평등 등 사회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간호전문대학원의 실무중심 박사과정과 일반대학원의 연구자 양성 체계는 국가 보건의료 혁신을 이끌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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