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식도암 표적치료 신기술 '광역학 반복 치료 시스템' 개발

광응답제 스텐트 표면 코팅, 내부 레이저 전용 통로로 균일한 빛 조사 가능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박정훈, 소화기내과 김도훈 교수
 

국내 의료진이 식도암 표적치료에 있어 기존의 국소 치료 한계와 효과를 개선한 신기술을 내놨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박정훈·소화기내과 김도훈 교수팀은 최근 광응답제와 광섬유 카테터를 활용해 레이저를 반복 조사할 수 있는 새로운 광역학 치료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광역학 치료는 빛에 반응하는 광응답제에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조사해 활성산소를 생성함으로써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치료법으로, 식도암 환자 치료에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정맥 주사로 투여된 광응답제가 전신으로 퍼져 국소적인 치료가 어렵고, 레이저가 닿는 부분에만 치료 반응이 나타나 치료 깊이가 얕았으며, 치료 후 2~4주가 지나면 암세포가 다시 증식하는 등 지속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광응답제(AlPcS4)를 스텐트 표면에 코팅하고, 스텐트 내부에는 투명한 원통형 레이저 전용 통로를 만들었다.

이들에 따르면, 기존 광역학 치료에서는 광섬유를 별도로 삽입했기 때문에 병변과 광섬유의 거리, 각도에 따라 빛의 세기와 조사 면적이 달라졌지만, 해당 기술은 스텐트 중심에 위치한 레이저 통로를 통해 균일하게 빛을 조사할 수 있고, 스텐트와 병변 간 거리가 일정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에 개발한 스텐트는 양 끝단을 카테터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치료 후 곧바로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장기간 거치로 인한 천공·출혈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였다. 특히 광역학 치료가 필요할 때마다 스텐트를 삽입해 국소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팀은 해당 광역학 치료 시스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식도암 이식 돼지 모델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치료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막하층까지 치료 깊이가 확대됐고, 괴사·염증 등 조직 손상은 최소화됐으며, 스텐트 관련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정훈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스텐트 기반 반복 광역학 치료 시스템은 병변 길이가 짧은 식도암뿐만 아니라 여러 부위에 병변이 존재하는 다발성 식도암에도 적용 가능한 새로운 최소침습 중재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도훈 교수는 "스텐트를 기반으로 한 광역학 치료 시스템을 통해 국소적으로 반복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치료 효과와 지속성을 높이고 환자의 시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최근에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 피인용지수 12.5)'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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