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신약 개발·디지털 헬스케어 육성 과제로

[창간56주년 기획특집2 / 코로나 3년, 다시 뛰는 '바이오헬스'] 엔데믹 시대 'K-바이오'

코로나 외 감염병 대비하고 치료제·백신 빠른 자급화도
투자확대·기업간 M&A 통해 또 다른 성장동력 확보할 때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바이오·디지털헬스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바이오헬스 한류시대 개막'을 국정과제로 글로벌 혁신신약과 백신 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윤 정부는 먼저 관련 분야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규제는 완화한다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우선 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 2년여는 바이오헬스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체감한 시기였다.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치료제와 백신이 속속 개발됐고 첨단 진단기법과 치료법이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는 국내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술 수출액은 14조원을 넘었다(전년대비 28% 증가). 기술수출 건수도 37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제 코로나19는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산업도 방향을 조정할 필요가 생겼다. 혁신신약 개발과 함께 치료제·백신 자급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감염병에도 대비해야 하며, 디지털헬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바이오헬스는 엔데믹 시대에도 여전히 미래 먹거리로 통한다. 세계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치료제와 백신 상용화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디지털 헬스로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의료기술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맞춤형 질병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세계 디지털헬스산업 규모는 2020년 1520억달러(한화 194조3472억원)며, 국내 시장 규모도 6조4257억원(2019년 기준)에 달한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은 세계시장에서 국내 바이오헬스의 위상을 높이고 '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이다. 위를 위해서는 제약바이오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 지원도 필수 요소다.

새 정부는 이미 신약과 백신 개발, 인력 양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의사과학자 등 전문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하며 바이오헬스 특화 규제 샌드박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블록버스터 신약과 백신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기업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메가 펀드도 조성한다.

여기에 신약개발과 재생의료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백신·치료제 개발도 끝까지 지원한다는 청사진도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백신·치료제 강국'으로 도약하고, 바이오헬스산업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은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진단키트 사업의 국내외 수익 증가, 백신·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등을 통해서다. 기업들의 자금력은 R&D와 시설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엔데믹 시대에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인수합병(M&A)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업 포토폴리오 확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또 다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새로운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M&A와 전략적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R&D 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다.

진단기기 업체들은 헬스케어·신약개발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외의 진단기기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씨젠이다.

씨젠은 R&D 투자를 늘려 코로나 외 진단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성매개감염증, 코로나 외 호흡기질환 등을 진단하는 시약·장비를 개발 중이다. 씨젠의 R&D비용은 지난해 755억원으로 2019년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연구인력 역시 같은 기간 4배 넘게 증가했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M&A와 지분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M&A 확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가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기술이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시대 바이오헬스 기업들은 무한경쟁 속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기업 간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도 한 발 더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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