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지난 해 최대 매출 달성… 위기 극복 비결은?

[인터뷰]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

'나100% 우유' 이어갈 A2 우유 출시 계획…글로벌 시장도 공략

아시아 최대 유가공 공장 '양주 신공장' 관광 브랜드화 계획

유업계 최초 ESG위원회 신설…'친환경' 목표로 설비투자 강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해 84년 조합 역사상 최고 매출액을 시현하며 유업계 1위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우유 소비층의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우유급식 중단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 주목을 받는다. 소비자 니즈에 발빠르게 대처한 온라인 제품 출시와 커피전문점 영업 확대 등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문진섭 조합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공장인 양주 신공장을 지역 내 관광상품으로 브랜드화 할 계획이며, 향후 기능성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매출 2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문진섭 조합장은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 위기 돌파의 열쇠는 결국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혁신과 노력을 통해 목표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작년도 사상 최대 매출과 우유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우유의 매출 목표와 판매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방향은 무엇인지?

-조합은 지난해 매출액 1조8434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했으며 2020년 대비 매출액 기준 약 5% 신장했습니다. 더불어 전체 우유 시장 점유율은 2019년 39.0%, 2020년 43.6%, 2021년 9월 누계기준 44.5%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조합은 학교 우유급식 중단 위기를 극복하고자 소비자 니즈에 맞는 온라인 맞춤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커피전문점 영업 확대 등을 통해 역대 최대 우유 판매량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올해 조합 매출액 목표는 1조9829억원으로, 매출액 2조원 달성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나100% 우유 출시 후 지난 6년간 우유 제품의 기본이 되는 원유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 2022년은 우유 시장을 세분화해 기능성 제품 시장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현재 흰우유 전체 시장 규모의 2.5%에 불과하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락토프리 우유 시장,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영양보충 단백질 음료 시장 등 기능성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에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입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업체별 이커머스 전략이 한창인데, 서울우유협동조합 온라인 채널 운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급부상했습니다. 우리 조합은 유업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며 지난해 1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선제적이고 혁신적인 소비자 트렌드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3L 대용량 나100% 우유를 온라인 전용 제품으로 출시하는 한편 온라인 전용 브랜드 '클릭유(Click U)'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18년 자사몰 '나100샵'을 오픈한 이후 우유, 치즈, 발효유, 가공품 등 유제품 외에도 다양한 식품을 판매 중이며 조합은 농가의 판로 확보 및 소득 증대를 위해 '나100샵 우리 농산물 코너'를 통해 100% 국내산 농수축산물을 판매,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입점 업체와 제품 수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 수입산 멸균유 시장 확대와 국내 원유가격 인상 등 국산 우유 소비에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이 대응해 나갈 방향은 무엇인지?

-국내 우유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던 멸균유 수입량은 2020년 대비 2021년 103% 증가했습니다. 이는 수입 멸균유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산 우유 제품과의 가격 경쟁을 심화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우유를 구매하는 데 있어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조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처럼 건강한 우유를 마시기 위해서는 원유의 품질과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우리 조합은 나100% 제품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원유 품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한 우유를 공급하기 위해 국내 유업계 최초 콜드체인시스템 적용, 제조일자 표기 등 우유 품질 향상을 위한 혁신과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하고 건강한, 최고 수준의 우유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조합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유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우리나라 대표 유업체인 서울우유가 고객의 건강을 위해 묵묵히 지켜야 할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2026년 FTA 완전 개방 이후를 대응하기 위해 우리 조합에서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2020년부터 조합원 목장에 A2 정액을 공급해 오고 있으며 향후 3~4년 이내에 목장에서 A2 유전자를 보유한 젖소 두수를 70% 이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나100% 우유를 이어 나갈 신제품으로 A2 우유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A2 우유는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소화 개선에 효과가 있고, 뇌 발달에 필수요소이자 항산화성분인 글루타치온을 생성하고, 면역기능 강화에 효과를 보여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 전경. 2022년 1월 기준 일평균 819톤의 원유를 수유해 우유, 분유, 연유, 발효유, 버터 등 다양한 유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 유가공 공장이란 타이틀을 갖는 서울우유협동조합 양주 통합 신공장의 현재 생산 규모와 가동률이 어떻게 되는지?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은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해 설립됐습니다. 2022년 1월 기준 일평균 819톤의 원유를 수유해 우유, 분유, 연유, 발효유, 버터 등 다양한 유가공품을 계획대로 차질없이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일평균 원유 생산량의 약 15%에 달하는 양입니다.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견학홍보관을 건립하고 있고 견학자의 단순한 관람 형태를 탈피해 인터렉티브한(체험 위주) 요소를 가미, 세계 최고 품질의 원유를 사용한 깨끗한 제조공정을 최첨단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방문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양주시 나아가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아시아 최대규모의 종합 유가공 공장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경기북부 관광자원과 연계해 산업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 국제 곡물값 여파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낙농가 우유 생산이 감소하는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원들 수급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관련 지원은 어떤 것이 있는지?

-남미지역 가뭄으로 인한 옥수수와 대두의 흉작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 등으로 최근 국제 곡물가격은 상승하고 있고 향후에도 이러한 사유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사료의 경우도 매년 작황에 따라 수급의 편차가 큰 품목입니다. 특히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가뭄 및 폭설 등)으로 인해 해외의 조사료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조사료의 경우, 현지의 작황 상황에 따라 가격의 등락이 반복되고 있고 안정적인 수급도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까지 심각한 상태에 놓이며 국내의 원활한 조사료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고, 현지 조사료 재고부족 및 가격 상승으로 인한 낙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조합에서는 사료의 다양한 원가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목장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자 지난 5월까지 사료판매사업에서 13억여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음에도 사료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사료 쿼터 자유화에 대비하고 조사료 가격 안정 및 안정적인 물량확보를 위해 현지에서 조사료를 재배하는 방법을 포함해 가공, 공급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조합원의 지속적인 목장 경영과 실익 증진을 위한 사업으로써 올해 교육 및 지원사업 예산은 약 625억원을 편성했습니다. 이러한 재원을 바탕으로 영농지원, 영농지도, 교육사업, 홍보 선전, 조사 연구, 복지지원사업 등을 통해 조합원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 현재 낙농산업에서 정부 정책 등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원유 가격의 생산비 연동제 폐지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상호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합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무엇보다 낙농산업 발전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합의점에 도달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한국 낙농산업은 FTA로 인해 2026년 완전 개방화 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조합은 국산 유제품 시장 육성, 낙농제도 개선 등의 낙농산업의 생산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낙농은 FTA 체제 하에 수급 안정의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부를 포함한 낙농산업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 낙농기반 보호를 위한 정책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서울우유협동조합의 ESG경영 실천을 위한 목표와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조합의 경영 이념은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로 이는 대한민국 낙농업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조합은 생산하는 유제품을 통해 사람과 사회와 지구를 건강하게 하고, 낙농발전 및 상생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 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2월 우리 조합은 유업계 최초 ESG위원회를 발족해 실천 안건을 선별하고 전담 부서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ESG위원회를 거쳐 즉시 시행한 안건은 '친환경'입니다. 먼저 멸균팩 재활용을 위해 협회에 가입해 그 의지를 다졌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설비투자를 추가했습니다. 또한 전사적으로 일회용 종이컵 대신 다회용 개인컵, 친환경 복사용지 사용 등 모든 임직원들이 환경 친화적인 일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합은 유제품 기업답게 재생에너지 사용에 보다 적극적인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유제품을 음용, 섭취하기 위해 필요한 포장지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자원순환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특히 멸균 제품의 경우, 부착되는 빨대는 종이 빨대로 점진적으로 교체 중이며 앞으로도 제품 패키지는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대체해 나가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젖소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및 축분 문제 등 친환경과 밀접한 동물복지를 위한 투자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서울우유가 지향하는 ESG경영 실천이 곧 시행될 '탄소중립기본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탄소저감 로드맵'을 설정해 이를 위한 투자와 노력을 시행해 나갈 것입니다.

☐ 조합장으로서 남은 임기 내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조합의 연 매출 2조원 달성을 위해 무엇보다 우수한 원유의 품질 유지와 안정적인 공급은 필수적입니다. 이에 조합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목장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34명의 현장 컨설턴트들이 1500여 목장을 분기 1회 이상 방문해 젖소의 생산성 향상과 목장 환경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착유시설과 낙농기계 수리뿐 아니라 환경 민원으로 힘들어 하는 목장을 위해 분뇨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지원방안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유가 인상 등의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조, 단미사료 창고를 계획하고 있으며 창고 규모는 2550평으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파주, 포천, 남양주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창고가 완공되면 조합원의 목장 경영이 보다 안정적,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 밖에 화재 위험에서 조합원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열화상 카메라 보급 및 점검 서비스 제공,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복지지원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조합원이 안정적인 원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합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원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