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급여' 법정으로 간다…의협, 헌법소원으로 위헌성 정조준

"시행령으로 새 급여제도 신설은 위임입법 한계 넘어"…직업수행 자유·치료선택권 침해 쟁점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정부의 관리급여 제도를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이 헌법소원으로 본격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진료를 '관리급여'로 편입해 가격과 진료기준을 관리하는 제도를 본격 시행하자 의료계가 헌법소원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전문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관리급여 시행으로 피해를 입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공동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이미 개인이 제기한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가운데, 의협도 의료현장의 피해 사례를 토대로 별도의 헌법소원을 준비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7월부터 도수치료 관리급여가 시행되면서 실제 진료현장에서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헌법소원 청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전문 법무법인을 선임해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피해 회원들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소원은 실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해야 하는 만큼 관리급여 시행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충분히 확보한 뒤 헌법소원을 포함한 다양한 법적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적 대응은 정부가 지난 7월부터 도수치료를 비롯해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을 관리급여 대상으로 지정해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관리급여는 기존 건강보험 급여와 비급여의 중간 형태로, 정부가 가격과 진료기준을 설정하고 환자 본인부담률을 95% 수준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실손보험 청구가 급증하고 과잉 이용 우려가 있는 비급여를 관리해 의료비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관리급여가 사실상 비급여 가격을 국가가 직접 통제하는 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의료현장의 자율성을 인정하기보다 행정규제를 확대하면서 의료기관의 진료권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동시에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관리급여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의사의 전문적 판단보다 행정기준이 우선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환자 맞춤형 진료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의료계가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은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 새로운 급여 형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선별급여를 치료효과성이나 경제성이 불확실한 의료기술 등에 한해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령에는 '사회적 편익 제고'와 '적정한 의료 이용 관리'라는 새로운 기준이 추가되면서 정부가 폭넓게 관리급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계는 이 같은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행정부에 과도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헌법상 법률유보 원칙과 포괄위임금지 원칙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치과의사 출신 신인식 변호사가 제기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8조의4 제1항 제4호 위헌확인' 사건은 지난 22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되면서 본안 심리에 들어갔다. 의료계는 헌법재판소가 관리급여 제도의 위헌 여부를 본격적으로 판단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의협은 관리급여가 단순히 특정 비급여 항목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향후 다양한 비급여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행정적 필요에 따라 가격과 진료기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의료기관의 자율성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관리급여는 단순한 수가 문제가 아니라 의료제도의 근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의료인의 전문적 진료권과 국민의 치료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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