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에게 발은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부위다. 발이 붓거나 뜨거워지고 모양까지 변했는데도 통증이 없다면 오히려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발의 감각이 둔해지면 손상이나 염증이 발생해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앞두고 혈당 관리뿐 아니라 당뇨병 합병증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족부 합병증 가운데 '샤르코 족부병증(Charcot foot)'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지기 쉽다.
샤르코 족부병증은 발의 감각이 저하된 상태에서 반복적인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져 뼈와 관절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으면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이로 인해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고, 손상된 상태에서도 계속 체중이 실리면서 뼈와 관절이 파괴되거나 발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초기에는 발이 붓고 피부 온도가 높아지거나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한쪽 발에만 열감과 부종이 생기거나 양쪽 발의 모양에 차이가 나타난다면 주의해야 한다. 통증이 거의 없거나 가벼운 경우도 있어 통증 유무만으로 발의 이상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발의 열감과 부종, 붉어짐은 감염이나 다른 염증성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샤르코 족부병증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의료진은 발의 감각과 피부 상태, 양쪽 발의 온도 및 외형 차이 등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엑스레이(X-ray) 등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초기에는 엑스레이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진찰 소견과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샤르코 족부병증은 손상된 발에 체중이 반복적으로 실릴수록 변형이 진행될 수 있다. 조기 발견과 체중 부하 조절이 중요한 이유다.
치료는 손상 정도에 따라 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보조기나 고정 장치 등을 활용해 손상 부위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변형이 심하거나 보행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추가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평소 발을 세심하게 살피는 습관도 중요하다. 발의 색과 온도, 부종, 상처 여부를 확인하고 양쪽 발의 모양이나 크기에 차이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감각이 저하된 환자는 작은 상처나 물집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으므로 샤워 후 거울 등을 이용해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맨발 걷기는 작은 상처나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발톱을 관리할 때도 모서리를 깊게 파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발톱은 지나치게 짧게 자르기보다 일자 형태로 다듬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족부센터 이원우 과장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으면 발에 이상이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발이 붓거나 뜨거워지고 피부에 작은 변화가 나타난다면 통증이 없더라도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의 발은 갓난아기를 다루듯 작은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매일 발 상태를 살피는 작은 습관이 당뇨발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평소 세심한 관찰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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