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 30일 처방 안된다"… 대개협 비대면 진료 제동
12월 24일 본사업 앞두고 '4대 원칙·3대 안전기준' 제시…초진 처방 최대 7일 원칙 촉구
고위험 약물 처방 제한·비대면 진료 30% 상한 요구…"환자 안전보다 처방 편의 우선 안돼"
비대면 진료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초진 처방일수 완화 움직임에 개원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초진 환자에게 최대 30일 처방을 허용하는 방안은 수용할 수 없으며,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무너지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박근태)는 11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8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회견에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4대 기본원칙과 3대 핵심 안전기준을 하위법령에 반영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오는 12월 24일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초진 처방일수와 처방 가능 약물,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 제한 등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비대면 초진 처방일수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영근 보건복지부 장관이 초진 30일 처방 검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개원가의 우려가 커졌다.
박근태 회장은 정부의 처방일수 완화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전하며 "당초 의정 협의 과정에서 7일 정도로 제한하는 안이 논의되다 갑자기 정부 기류가 완화 쪽으로 바뀌었다"며 "기준을 어떻게 정하든 30일 처방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초진 처방일수를 최대 7일로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더라도 최대 14일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예외는 해당 의료기관에 대면 방문 및 처방 이력이 명확히 존재하는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면 진료 보조 수단으로 제한…4대 기본원칙 제시
대개협은 비대면 진료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면 진료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호 의무부회장은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제도 설계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부회장은 "투자자 선택권 보장이라는 취지로 도입됐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개인투자자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져 두 달도 안 돼 보완책을 만드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비대면 진료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훨씬 더 경각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당시 재택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도 언급했다. 시진·촉진·타진과 신속항원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등 대면 진료에서 가능한 평가가 생략되면 오진이나 중증 질환 진단 지연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개협은 시범사업 기간 마약류와 향정신성의약품 등 오남용 우려가 있는 약물이 1만건 이상 처방된 사실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개협이 제시한 4대 기본원칙은 ▲대면 진료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 ▲재진 환자 중심 운영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실시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 금지다.
비대면 진료는 의료취약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기존에 진료받던 환자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울 때 보완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반면 처방 편의성과 플랫폼의 상업적 이익에 치우칠 경우 비대면 진료가 특정 약물을 손쉽게 처방받는 '처방 쇼핑 창구'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위험 약물 제한 유지…비대면 진료 비율 30% 상한 요구
대개협은 4대 기본원칙을 실제 제도로 구현하기 위한 3대 힉심 안전기준도 제시했다. 먼저 초진 처방일수 제한이다. 비대면 초진이 불가피하게 허용되더라도 처방은 최대 7일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최대 14일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초진 약물 처방 제한의 유지다. 대개협은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을 비롯해 항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면밀한 복약 관리가 필요한 약물에 대한 제한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처방 제한을 포괄적으로 해제하려는 검토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을 막기 위한 비율 상한제다. 기존 시범사업의 의료기관별 월 비대면 진료 비율 30% 상한을 법령에 명시하고, 실제 운영 과정에서 편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의료기관별 비대면 진료 비율 30% 상한과 함께 의사 1인당 월 500건 기준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월 500건은 근무일 25일을 기준으로 하루 약 20건에 해당한다"며 "이는 대면 진료 기반 없이 비대면 처방만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생기는 것을 막고, 비대면 진료가 일차의료 체계를 왜곡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고 설명했따.
좌훈정 부회장 겸 대한일반과의사회장 역시 초진 30일 처방 허용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좌 부회장은 "비대면 진료 논의 초기 취지는 동네의원 단골 환자가 부득이한 사정이 생겼을 때 임시로 약을 처방받는 보조 장치였다"며 "30일 처방은 사실상 만성질환 영역인데, 이미 방문진료나 대리처방 체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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