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 안 한 데이터도 환자 정보"…AI로 악화 예측

에이아이트릭스, 미측정 패턴까지 분석하는 'MADE' 개발

에이아이트릭스, JAMIA 연구 논문 게재

의료진이 측정하지 않은 데이터에도 환자 상태를 보여주는 단서가 있을 수 있다는 데 착안한 새로운 의료 AI 모델이 개발됐다. 전자의무기록(EHR)에서 발생하는 '미측정 정보' 자체를 분석해 일반병동 환자의 악화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에이아이트릭스(AITRICS)는 연구진이 개발한 환자 악화 예측 AI 모델 'MADE(Masked-Attention-based timestamp-wise Data Embedding)' 관련 연구 논문이 의료정보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JAMI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Informatics Association)에 게재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EHR 데이터에서 단순히 '측정된 값'만 보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어떤 데이터가 측정되지 않았는지까지 환자 상태와 관련된 정보로 활용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EHR 데이터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항목이 같은 시간 간격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환자의 상태나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검사 항목과 측정 시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항목이 측정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기존 AI 모델은 이를 결측치로 보고 이전에 측정된 값을 가져오거나 통계적 방법을 통해 값을 채우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대표적으로 LOCF(Last Observation Carried Forward), MICE(Multiple Imputation by Chained Equations) 등이 있다.

에이아이트릭스 연구진은 이와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측정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에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연구진은 마스킹 어텐션 기반 트랜스포머와 양방향 장단기 메모리 네트워크(bi-LSTM)를 활용해 환자의 관측값과 미측정 패턴을 함께 분석했다. 각 시점에서 측정된 수치뿐 아니라 어떤 항목이 측정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패턴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함께 반영해 환자의 악화 위험을 예측하도록 모델을 설계했다.

MADE의 성능은 신촌세브란스병원(SVH) 내부 데이터를 비롯해 서울아산병원(AMC)과 한림대학교의료원(HUMC)의 외부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평가했다. 연구진은 급성중증이벤트(Major Adverse Event·MAE)와 패혈증(Sepsis)을 주요 예측 대상으로 설정하고 기존 방식 및 딥러닝 기반 모델과 성능을 비교했다.

또 미측정값을 별도로 보완하지 않는 방식과 LOCF, MICE 등 기존 결측 데이터 보완 방식도 함께 비교했다. 그 결과 MADE는 미측정 정보를 단순한 결측 데이터가 아닌 환자 상태를 반영하는 정보로 활용하는 접근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서로 다른 의료기관의 외부 코호트를 이용해 병원마다 데이터 수집 환경과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도 모델의 성능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발된 모델이 학술적 연구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MADE는 현재 에이아이트릭스의 환자 상태 악화 예측 솔루션 AITRICS-VC(바이탈케어)에 적용돼 실제 의료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EHR 기반 의료 AI는 실제 진료환경에서 데이터가 규칙적으로 축적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검사와 측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의료 데이터의 특성을 오히려 환자 상태를 파악하는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이번 논문을 계기로 EHR 기반 환자 악화 예측 기술에 대한 연구와 임상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예찬 에이아이트릭스 연구원은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EHR 데이터의 미측정 정보를 단순히 보완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실제 임상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의료 AI 기술의 연구개발과 검증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