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의료법 시행 앞두고 거버넌스 재편 논의… 일산병원 역할 주목

'2026 보험자병원 정책포럼' 개최… '지역필수의료법' 안착 및 권역 네트워크 구축 모색

국내 유일의 보험자 직영병원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 간 의료격차 심화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지역완결형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적 거버넌스 중심축으로 나선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3일 고양 소노캄 그랜드 볼룸에서 '지역 필수의료 완결을 위한 보건의료 거버넌스의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2026 보험자병원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이하 지역필수의료법)'에 발맞추어, 보험자병원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권역별 의료 거버넌스 구축 방안과 필수의료 중추기관으로서의 구체적 실행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 개회사에서 한창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장은 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의료자원 불균형과 공백을 지적하며, 지자체 및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연결하는 공공보건의료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짐했다.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역시 환영사를 통해 일산병원이 경기서북부 권역의 실질적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지역사회 보건의료 안전망을 구축하고, 지역완결형 협력모델을 구체화하는 데 공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포럼에서는 울산대학교 예방의학과 옥민수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유원섭 공공보건의료본부장,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김정회 센터장의 연제 발표가 이어지며 법 제정 이후의 다각적 대안이 제시됐다.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재정·평가 구조의 혁신첫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옥민수 울산의대 교수는 '지역필수의료법' 제정이 갖는 정책적 함의를 분석하고, 의료기관의 공익성을 계량화하여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옥 교수는 단년도 일반회계 중심 예산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인력·진료협력체계·센터 운영 등 고정적 비용을 지원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와 가변적 비용을 충당하는 건강보험 재정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이어 공공보건의료의 개념이 단순한 '소유'에서 '기능' 중심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평가와 책무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의 공익성을 ▲전달체계(적합질환군 비율) ▲지역완결(지역친화도 및 필수의료 진료량비) ▲의료의 질(환자안전 및 인증) ▲공공보건의료 활동 ▲책임 운영(회계·지배구조 투명성)의 5개 영역으로 구체화할 것을 제안했다.

나아가 개별 기관의 역할을 넘어 권역 내 24시간 진료체계 구축, e-ICU(전자 중환자실) 기반의 원격 협진, 공공임상교수제 및 의료사고 안전망 연계 등 진료·인력·환자를 잇는 통합 네트워크 운영이 지역필수의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 분석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유원섭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본부장은 법 제정에 따른 정책 환경 변화를 짚고 책임의료기관의 실질적 역량 제고 방안을 다루었다. 유 본부장은 기존 공공보건의료 체계가 기관 간 분절적 작동과 조정 권한의 부재로 인해 퇴원 후 관리나 전원 지연 등의 한계를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법 시행으로 책임의료기관에 진료협력체계 관리·운영 총괄권, 시·도지사 대상 조정 요청권 등이 부여됨에 따라 법적 지휘 기반이 마련되었음을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지역의료구상' 및 '병상기능 보고제도' 사례를 들며, 감상적 접근이 아닌 지역 내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 진료역량을 가시화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고양 진료권 내 일산병원의 위상을 진단하며, 일산병원이 766병상 규모의 권역응급의료센터이자 포괄 2차·3차 진료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독보적 자산임을 강조했다. 고양권 주민의 타 지역 의료 유출 비율(중환자실 54%, 신생아집중치료 51% 등)을 완화하기 위해, 일산병원을 중심으로 관내 거점의료기관 및 전문센터와의 고도화된 진료협력망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기서북부 지리적 특수성과 보험자병원의 거버넌스 중심축 역할마지막 발표에서 김정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센터장은 경기 북부의 지리적·인구학적 특수성에 주목하며 '경기서북부 지역완결형 공공보건의료 거버넌스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경기도는 인구 1376만 명으로 전국 최대 지자체임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권역책임의료기관인 분당서울대병원이 경기 남부에 위치해 지리적 단절로 인한 경기 북부 커버리지 한계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이 같은 구조적 공백 속에서 일산병원이 실질적인 권역책임의료기관 기능을 수행해 왔음을 밝혔다.

전국 지역책임의료기관의 81.8%가 500병상 미만으로 역량 한계를 보이는 반면, 일산병원은 우수한 진료 인프라와 건강보험 빅데이터 연계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신규 정책을 현장에서 시범 검증하는 '테스트베드(Test-bed)'이자 지역완결형 거버넌스의 거점으로서 완벽한 조건절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일산병원이 경기서북부의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는 핵심 거점으로 작동함과 동시에, 향후 전국으로 확산 가능한 권역 거버넌스의 표준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홍유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