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 예측 가능성 열다

치료 3개월부터 p-tau217 감소 확인, 6개월 이후부터는 반응 나뉘어

(좌측부터)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 신경과 박유정 연구원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 연구팀(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 신경과 박유정 연구원)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lecanemab) 투약 후 혈액 바이오마커의 변화를 측정해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 '레켐비 치료에 따른 혈장 p-tau217 반응의 개인별 차이와 인지기능 변화의 연관성(Heterogeneity in plasma p-tau217 response and its association with cognitive trajectories under lecanemab treatment)'은 알츠하이머병 분야의 세계적 권위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IF 12.8)에 게재됐다. 

2024년 12월 국내에 도입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질병수정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DMT)로 국내에서 처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약제비용이 고가이고, 환자마다 치료 반응이 다를 수 있어 치료 효과를 조기에 예측하고 객관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혈액 바이오마커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강성훈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레켐비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구축한 실제 진료 기반 전향적 연구 코호트인 K-LEARN(Korean Lecanemab Real-world Evidence and Response Network)을 기반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53명을 대상으로 치료 전후 혈액검사를 반복 시행해 뇌 아밀로이드 병리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영하는 혈액 바이오마커인 'p-tau217'의 장기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p-tau217은 치료 시작 후 3개월부터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특히 3∼6개월 사이 가장 큰 감소를 보인 후 안정화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는 레켐비 치료에 따른 뇌 아밀로이드 병리의 감소와 이에 동반되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변화가 p-tau217의 감소로 반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연구팀은 치료 초기 6개월 동안의 p-tau217 변화 양상을 분석해 두 개의 서로 다른 반응군으로 분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A그룹은 치료 후 6개월까지 p-tau217이 크게 감소한 이후 12개월까지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반대로 B그룹은 6개월 동안 p-tau217 감소폭이 적었으며, 인지기능 악화가 A그룹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서는 p-tau217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는데, 이는 혈관 건강 상태가 항아밀로이드 치료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뜻하는 것으로 치료 과정에서 고혈압을 비롯한 혈관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강성훈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치료 초기에 레켐비의 향후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데 p-tau217을 혈액 바이오 마커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실제 임상에서 치료 초기 6개월 동안의 p-tau217 변화 양상이 이후 인지기능 경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기존 연구들이 항아밀로이드 치료 전 수치를 바탕으로 단편적으로 평가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환자별로 초기 바이오마커의 변화 양상 자체를 분석해 이후 임상 경과를 예측하는 데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제시된 알츠하이머병 혈액 바이오마커는 주로 '진단' 용도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 연구를 통해 혈액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별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음을 실제 임상에서 확인한 것이다. 앞으로 레켐비 치료를 진행함에 있어서 혈액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이번 연구결과가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 교수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국내에서 레켐비 치료를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관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임상 치료 결과를 주도적으로 축적해 온 의료기관으로 항아밀로이드 치료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왔다"며 "앞으로도 K-LEARN 코호트와 실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혈액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알츠하이머병 치료 연구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기반이 된 K-LEARN은 레켐비 치료 환자의 실제 임상 경과와 혈액 바이오마커, MRI, 아밀로이드 PET 및 인지기능 변화를 표준화된 방법으로 장기간 추적하는 연구 코호트다. 강성훈 교수 연구팀은 K-LEARN을 통해 항아밀로이드 치료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으며, 향후 혈액 바이오마커와 영상·임상 정보를 종합해 환자별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