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 '테페자' 국내 출시… 갑상선안병증 치료 판도 바꾼다

발병 기전 IGF-1R 정밀 차단… 비가역적 구조 손상 막는 게임체인저 기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갑상선안병증 치료제 '테페자(성분명 테프로투무맙)'가 공식 출시돼 그동안 고용량 스테로이드나 수술에 의존하던 갑상선안병증 치료 환경에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암젠코리아(대표 신수희)는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환의 핵심 발병 경로를 표적하는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치료제 테페자의 국내 출시와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갑상선안병증은 안와 주변의 근육과 지방 조직에 염증과 비가역적 구조 변화를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안구돌출, 눈꺼풀 후퇴, 복시, 시력 저하 등을 유발하며 환자의 시기능과 일상생활,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신수희 암젠코리아 대표

기존 치료는 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활용해 염증을 완화하거나, 질환이 진행된 이후 안와감압술 등 침습적 수술을 시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안구돌출이나 조직 증식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충분히 개선하기 어렵고, 수술 역시 질환이 진행된 이후에 고려되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가 있었다.

테페자는 갑상선안병증의 주요 발병 경로로 알려진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다. IGF-1R 신호 전달을 차단해 염증과 안와 조직 증식을 억제하며, 질환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넘어 질병의 진행에 개입하는 '질병조절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테페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의약품 지정에 이어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 및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됐다. 지난 4월에는 중등도·중증 성인 갑상선안병증 환자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날 첫 번째 연자로 나선 윤진숙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테페자의 핵심 임상시험인 3상 OPTIC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서 치료 24주차에 테페자 투여군의 83%가 2mm 이상의 안구돌출 감소를 보였으며, 위약군과 비교해 뚜렷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복시 증상은 환자의 68%에서 개선됐고, 환자 중심의 삶의 질 평가 지표인 GO-QOL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이 나타났다.

윤진숙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윤 교수는 "기존 치료로는 한계가 분명했던 안구돌출과 복시 등 주요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국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해외 연자로 참석한 돈 기카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의과대학 교수는 미국의 실제 진료 환경에서 나타난 변화를 소개했다. 테페자 도입 이후 미국에서는 갑상선안병증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 안구 구조의 변형을 줄이는 치료 전략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기카와 교수는 "테페자 도입 이후 미국에서는 질환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 안구 구조 변형을 예방하는 접근이 정착됐다"며 "시기능 회복뿐 아니라 향후 안와감압술과 같은 대규모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비율을 낮추는 등 다학제 치료 체계 전반이 고도화됐다"고 밝혔다.

미국갑상선학회(ATA)와 유럽갑상선학회(ETA)는 2022년 공동 진료 합의문에서 테페자를 활동성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의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했다. 국내 대한성형안과학회도 한국형 진료 프레임워크 합의문을 통해 테페자를 1차 치료 옵션으로 제시했다.

신수희 암젠코리아 대표는 "외형적 변화와 시각 기능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테페자의 안정적인 공급과 치료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유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