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만5천원에 묶였다"…의협, 노인외래정액제 전면 손질 나서

의협, 9월 15일까지 대국민 서명운동…정부·국회에 제도 개선 촉구

고령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노인외래정액제의 핵심 기준금액은 25년째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와 진료환경은 크게 달라졌지만 2001년 책정된 1만5000원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노인외래정액제의 현실화를 요구하며 오는 9월 15일까지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취합된 서명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노인외래정액제는 1995년 고령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이후 2018년 계단식 정률제로 개편됐지만, 정액 본인부담의 기준이 되는 진료비 1만5000원은 2001년 조정된 이후 현재까지 한 차례도 변경되지 않았다.

문제는 의료환경이 25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현재 의원급 초진진찰료는 1만8840원으로 노인외래정액제의 기준금액인 1만5000원을 이미 넘어섰다. 진찰만으로도 기준금액을 초과할 수 있는 데다 물리치료나 검사, 처치 등 추가적인 진료가 이뤄지면 총 진료비는 더욱 증가한다.

이 경우 환자에게 적용되는 본인부담금도 정률제 구간에 따라 10~3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의협은 이 과정에서 고령 환자가 예상하지 못한 본인부담금 증가를 경험하고, 이를 둘러싸고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에 민원과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노인외래정액제 적용 대상 어르신은 1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의협은 단순히 기준금액을 일부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고령화와 의료비 상승, 진료환경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노인외래정액제 자체를 현실에 맞게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25년 전 기준에 묶여 현재의 의료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노인외래정액제를 현실에 맞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1000만 어르신들의 의료비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이 의료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노인외래정액제는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층의 의료비 부담과 직결되는 국민적 사안"이라며 "대국민 서명운동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필요할 경우 제도 개선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현재 전국 각 시도의사회와 회원 의료기관에 서명지와 홍보 포스터를 배포하고 진료 현장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번 서명운동은 노인외래정액제의 현행 기준이 고령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지 국민에게 알리고, 현실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다.

의협은 서명운동을 통해 확보한 국민 의견을 토대로 정부와 국회에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특히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해 고령층이 필요한 진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본인부담 구조를 현실화하고, 진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자와 의료기관 간 불필요한 갈등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