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에 오래 노출된 눈, 염증 넘어 전신 면역반응까지 바꾼다

고대구로병원 송종석 교수팀, 카본블랙 반복 노출에 따른 안구 손상·세포 노화 규명

(좌측부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안과 송종석 교수, 김우진 교수

대기오염 물질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눈의 표면 손상뿐 아니라 눈물 분비 기능 저하와 세포 노화, 전신 면역반응 변화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안과 송종석 교수 연구팀(김우진 교수)은 대기 중 블랙카본과 유사한 탄소성 입자인 카본블랙에 노출되는 기간에 따라 안구표면과 눈물샘, 전신 면역반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눈은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기관으로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을 받기 쉽다. 기존 연구에서도 미세먼지와 카본블랙이 눈물 분비 감소, 각막 손상, 안구표면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대부분 단기간 노출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연구였으며, 대기오염 물질에 반복적으로 장기간 노출됐을 때 눈의 손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전신 면역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실험용 흰쥐를 정상 대조군과 카본블랙 1일, 5일, 4주 노출군으로 나눠 노출 기간에 따른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각막·결막 등 안구표면 손상 ▲눈물 분비량과 눈물 내 염증·세포손상 지표 ▲각막·결막·눈물샘의 염증반응 ▲세포 스트레스와 노화 조절에 관여하는 시르투인1(SIRT1) ▲눈물샘 세포 노화 ▲혈액 내 면역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카본블랙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안구표면 손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5일 노출군에서는 눈물 속 염증 지표인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9(MMP-9)이 먼저 증가했다. 반면 4주 노출군에서는 각막과 결막 손상, 결막충혈, 눈물 분비 감소가 나타났으며 세포 손상과 염증 관련 지표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탄소성 대기오염 입자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초기에는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노출이 지속되면서 실제 안구표면 손상과 눈물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장기간 노출에 따른 세포 수준의 변화도 관찰됐다. 4주 노출군에서는 각막·결막과 눈물샘에서 SIRT1이 감소했으며, 눈물샘에서는 노화세포가 증가했다.

SIRT1은 세포 스트레스와 노화 조절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어 연구팀은 지속적인 대기오염 노출이 안구 조직의 염증뿐 아니라 세포 노화와도 관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액 내 면역반응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5일 노출군에서는 면역글로불린 G(IgG)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4주 노출군에서는 알레르기성 면역반응과 관련된 면역글로불린 E(IgE)가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카본블랙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단순한 눈의 자극이나 일시적인 안구건조를 넘어 안구표면과 눈물샘의 염증 및 노화 관련 변화와 함께 전신 면역반응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카본블랙과 같은 탄소성 대기오염 입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안구표면 손상과 눈물 분비 저하, 눈물샘 세포 노화 및 전신 면역반응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미세먼지와 같은 탄소성 입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안구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노출 기간에 따른 탄소블랙의 안구 표면 및 전신 반응(Ocular surface and systemic responses to repeated carbon black exposure across different durations in a rat model)'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Pollution에 게재됐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