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수술 후 'ERAS' 적용…통증 줄고 회복 빨라졌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 414명 분석

수술 후 회복 증진 프로그램(ERAS,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을 적용한 뇌동맥류 수술 환자가 통증과 오심·구토를 크게 줄이고 더 빠르게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외과 분야에서 효과가 입증된 ERAS를 신경외과 개두술에 적용한 연구로, 향후 뇌동맥류 수술 후 표준 회복관리 체계 마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용배·박근영·김정재·한현진·김솔비·오지웅 교수 연구팀은 비파열성 뇌동맥류 클리핑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ERAS 프로그램의 임상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surgery(미국신경외과학회지)'에 게재됐다.

최근 건강검진 확대와 고령화로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이 증가하면서 수술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개두술은 수술 성공 여부와 별개로 수술 후 통증과 오심·구토, 회복 지연 등 환자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비파열성 뇌동맥류 클리핑 수술을 받은 환자 414명을 대상으로 기존 치료군(234명)과 ERAS 적용군(180명)을 비교 분석했다.

ERAS 프로그램은 ▲수술 전 환자 교육과 금식 최소화 ▲두피 및 고정부위 국소마취 ▲수술 중 항구토제 병용 ▲마약성 진통제 최소화 ▲비마약성 다중 진통 전략 ▲수술 후 조기 보행과 조기 경구 섭취 등 수술 전·중·후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ERAS 적용군은 기존 치료군보다 수술 후 통증 점수(VAS)가 약 57% 감소했고,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은 약 90%, 오심·구토 발생률은 약 8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회복 정도를 평가하는 회복지수(QoR-40) 역시 약 9% 향상됐으며, ERAS 적용은 통증과 오심·구토 감소에 독립적인 보호 효과를 보였다. 특히 합병증 발생은 증가하지 않아 안전성도 확인됐다.

김용배 교수는 "최근 수술의 성공은 단순히 합병증이 없는 것뿐 아니라 통증을 최소화하고 환자가 얼마나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느냐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며 "ERAS 프로그램은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환자의 회복 경험을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