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도입 10년의 성과를 되짚고, 진단 중심 AI를 넘어 환자의 치료 이후 일상까지 지원하는 'Agentic AI Hospital' 구축 비전을 제시했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AX혁신본부 인공지능R&D센터장)는 최근 열린 'AWC 2026 in Seoul'에서 '왓슨에서 닥터앤서까지: 의료 AI 10년 변천사'를 주제로 발표하고, 2016년 IBM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 도입부터 국가 의료 AI 사업인 닥터앤서 3.0 기반 예후관리 서비스 개발에 이르기까지 병원의 AI 혁신 과정을 소개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6년 국내 최초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임상에 도입해 AI 암센터를 운영하며 국내 의료 AI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다학제 진료의 공통 근거를 제공하고, 의료진이 최신 의학적 근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진료 환경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후 병원은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응급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으로 AI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유방촬영술 영상 분석, 흉부 CT 자동 판독, 심정지 위험 예측, 관상동맥 협착 비침습 평가, 내시경 병변 검출, 음성 기반 판독 기록 전환, 혈액세포 이미지 분석 등 다양한 AI 솔루션을 운영하며 임상 의사결정 지원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혁신의료기기 시범보급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 등 응급질환 분야에서도 AI 기반 영상 및 생체신호 분석 기술을 활용한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병원의 AI 연구는 국가 의료 AI 프로젝트인 '닥터앤서'와도 함께 발전해 왔다. 닥터앤서 1.0에서는 대장암 진단 AI 개발에 참여했고, 2.0에서는 전자의무기록과 혈액검사, 생활습관 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위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재 진행 중인 닥터앤서 3.0에서는 진단을 넘어 환자의 장기 치료와 회복을 지원하는 AI 기반 예후관리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대장암과 만성 피부질환 분야에서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대화형 AI를 결합한 환자 중심 관리 모델을 개발 중이다.
특히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예후관리 서비스는 오는 7월부터 초기 실증에 들어간다. 생물학적 제제 등 최신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증상 변화와 부작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치료 과정에서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서비스에는 ▲환자의 생활환경과 악화 요인을 분석해 행동 계획을 제시하는 'Pro-active Agent' ▲질문 응답과 증상 기록을 담당하는 'QA Agent' ▲진료 전 환자 상태를 요약하는 'Summary Agent' ▲응급 여부를 판단해 신속한 진료를 지원하는 'Triage Agent' 등 4개의 AI 에이전트가 적용된다.
환자가 일상에서 투약과 증상, 생활관리 내용을 기록하면 의료진은 이를 대시보드에서 확인하고, 진료 전에는 핵심 내용이 자동 요약돼 보다 효율적이고 연속성 있는 진료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김현정 교수는 "의료 AI의 다음 단계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환자가 병원을 떠난 이후의 치료 과정과 일상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라며 "환자의 목소리를 구조화된 데이터로 전환하고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Agentic AI 기반 예후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천대 길병원은 왓슨 도입 이후 축적한 임상 경험과 의료데이터, 의료기기 실증 역량, 통합 의료정보 인프라를 기반으로 AI가 의료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은 앞으로도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의료기기와 환자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의료진과 환자, 연구자,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의료 AI 혁신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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