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가 운영 중인 스마트경로당이 고령층 건강관리와 돌봄을 결합한 지역 기반 디지털 복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경로당을 단순한 여가 공간에서 건강관리 거점으로 전환해 만성질환 조기 발견과 의료 접근성 향상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초고령사회 대응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비트컴퓨터가 구축·운영하는 남원시 스마트경로당은 건강측정, 건강상담, 화상회의, 비대면 진료 연계 기능을 갖춘 지역 밀착형 디지털 복지 인프라다. 의료기관 접근이 쉽지 않은 농촌·산간지역 어르신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건강관리와 돌봄, 의료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기존 경로당 운영 방식과 차별화된다.
남원시에 따르면 스마트경로당 사업 시행 이후 스마트 헬스케어 장비를 활용해 건강관리를 받은 어르신은 총 322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16건이 비대면 진료로 연계됐다. 건강측정과 상담에 참여하는 어르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르신들은 경로당 내 설치된 스마트 헬스케어 장비를 통해 혈압과 혈당 등 주요 건강지표를 수시로 측정할 수 있다. 측정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방문간호사의 상담을 거쳐 의료기관 진료 또는 비대면 진료로 연계된다.
실제 건강 이상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남원시 율동경로당을 이용하는 박수동 어르신은 스마트경로당에서 혈압을 측정하던 중 고혈압 위험이 확인돼 비대면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박 어르신은 "예전에는 혈압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스마트경로당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설명을 들으면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병원까지 가지 않고 마을에서 상담과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방문간호사들도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한 방문간호사는 "처음에는 건강측정을 꺼리던 어르신들도 지금은 방문을 기다릴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혈압과 혈당 수치를 직접 확인하면서 건강수첩을 활용하고 운동, 식습관 개선, 약물 복용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등 건강관리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경로당은 만성질환 조기 발견 측면에서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혈압약을 복용하던 80대 어르신의 경우 지속적으로 혈압이 낮게 측정돼 병원 진료 후 약물 용량을 조정했으며,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았던 어르신은 혈당 이상이 발견돼 조기에 치료를 시작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이 질환 악화를 예방하고 적기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마트경로당의 역할은 건강관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다른 경로당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시정 설명회, 건강교육, 온라인 운동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어 사회적 고립감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어르신들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주는 등 자연스러운 디지털 학습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지역사회 중심의 예방·돌봄·진료 연계 체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스마트경로당 모델이 향후 통합돌봄 정책의 주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비트컴퓨터 전진옥 대표는 "남원시 스마트경로당은 어르신들이 익숙한 생활공간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돌봄과 의료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된 현장 중심의 디지털 복지 모델"이라며 "지역사회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지속 가능한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원시 사례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지역 보건의료기관이 연계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통합돌봄 모델을 더욱 고도화하고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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