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월연골판 이식술 분야를 선도해온 건국대병원 이동원 교수가 무릎 관절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3D 프린팅 기반 맞춤형 연골판 제작과 줄기세포 재생치료 기술을 직접 연구하며, 국내 무릎 관절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가 올여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스크립스 클리닉(Scripps Clinic) 산하 정형외과 연구·교육센터(SCORE, Shiley Center for Orthopaedic Research and Education)에서 연수에 나선다.
이 교수는 국내 최초 반월연골판이식 클리닉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50건 이상의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는 국내 대표 전문가다. 이번 연수는 기존 이식술의 한계를 넘어 무릎 연골판 재생치료의 미래를 직접 확인하고 새로운 임상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됐다.
반월연골판은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초승달 모양의 연골 조직이다. 흔히 무릎의 '쿠션'으로 불리며 걷기와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 일상적인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하중을 분산시킨다.
하지만 외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반월연골판이 심하게 손상될 경우 이를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 관절 연골이 직접적인 충격에 노출되면서 퇴행성 관절염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기증받은 조직을 이식해 손상된 연골판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특히 젊고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게 관절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원 교수는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아오면서 동시에 기존 이식술이 가진 한계도 체감해왔다.
그는 "반월연골판 이식은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지만 기증 조직 부족과 크기 적합성 문제, 이식편 돌출, 장기 생존율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재생의학이다. 환자 맞춤형 구조물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고, 여기에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결합해 새로운 연골 조직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기존처럼 기증 조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무릎 구조에 최적화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개념이다.
이 교수가 연수를 진행할 스크립스 SCORE 센터는 무릎 관절 생체역학과 재생의학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특히 센터를 이끄는 대릴 딜리마(Darryl D'Lima) 박사 연구팀은 환자 CT·MRI 영상을 기반으로 맞춤형 연골판 구조물을 제작하는 3D 프린팅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연구의 핵심은 '스캐폴드(Scaffold)' 기술이다. 이는 새 조직이 자라날 수 있는 틀을 먼저 만들고 그 안에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결합해 실제 연골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기존 이식술이 기증 조직을 활용하는 방식이라면, 재생의학은 환자에게 꼭 맞는 새로운 연골판을 만들어내는 '맞춤형 재건'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재생의학연구소(CIRM)는 이러한 연구의 가능성을 인정해 딜리마 박사팀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기술은 임상 적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번 연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이 보유한 줄기세포 치료 기술과 미국의 첨단 재생공학 기술이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연골 재생 치료제가 이미 상용화돼 3만 명 이상 환자에게 적용되며 장기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현재 해당 치료제는 미국 FDA 임상 3상을 앞두고 있으며 스크립스 클리닉도 임상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이동원 교수 역시 해당 임상 연구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교수는 "스크립스의 환자 맞춤형 조직공학 기술과 국내의 풍부한 줄기세포 임상 경험이 결합된다면 반월연골판 재생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원 교수는 이번 연수를 통해 확보한 최신 지식과 연구 경험을 국내 임상 현장에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스크립스 연수를 통해 이식술과 재생치료의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귀국 후 국내 환자 치료와 연구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치료 성과는 집도의 개인의 역량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담 간호사와 수술실 이식팀, 재활팀이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라며 "연수 기간에도 현재 운영 중인 반월연골판이식 클리닉은 차질 없이 운영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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