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수영장, 워터파크, 계곡, 바다 등으로 물놀이를 떠나는 인파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시원한 물놀이의 즐거움 뒤에는 눈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 숨어 있다.
다수의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물놀이 시설은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실제로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눈병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고 손으로 눈을 자주 비비는 어린이의 경우 감염 위험이 더욱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물놀이 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안질환은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오염된 물이나 수건, 손 접촉 등을 통해 쉽게 옮는다.
감염되면 5일에서 일주일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뒤 눈의 충혈, 이물감, 눈곱, 눈물 흘림, 눈꺼풀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한쪽 눈에서 시작해 반대쪽 눈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엔테로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출혈성결막염, 이른바 '아폴로눈병' 역시 여름철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눈병으로, 결막 아래 출혈을 동반하며 잠복기가 짧고 진행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물놀이를 즐기는 습관도 눈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렌즈와 각막 사이의 좁은 공간에 오염된 물이 고이면 세균과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물속에 서식하는 가시아메바가 각막에 침투하면 '가시아메바 각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심한 통증과 함께 치료가 어렵고 심할 경우 시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물놀이 시에는 콘택트렌즈 대신 도수가 들어간 물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물안경은 눈병 예방뿐 아니라 강한 여름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ABC안과 배훈 원장은 "물놀이 후 눈이 충혈되거나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눈을 비비거나 임의로 식염수, 소금물 등으로 눈을 씻어내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유행성 눈병은 초기 대처에 따라 경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 진단에 의존하지 말고 빠른시일 내에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 원장은 "특히 유행성 각결막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 혼탁 등의 합병증으로 시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여름철 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놀이 중에는 가급적 물안경을 착용하고, 물놀이 후에는 흐르는 깨끗한 물로 몸을 씻은 뒤 손을 깨끗이 씻어 눈에 손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건이나 베개 등 개인 물품은 가족 간에도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눈이 건조하거나 불편할 때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만큼, 휴가철 이후 눈에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정밀 검사 시스템과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춘 의료진을 통해 빠르게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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