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뇌동맥류 치료 2만례를 돌파하며 국내 뇌혈관질환 치료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989년 첫 뇌동맥류 수술 이후 36년간 축적된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연간 1000례 이상의 고난도 치료를 시행해왔으며, 파열 후 응급치료 중심이던 치료 패러다임을 조기 발견과 예방적 치료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서울아산병원 뇌혈관팀(신경외과 권병덕·안재성·박중철·최준호 교수, 영상의학과 이덕희·송윤선·권보성 교수)은 최근까지 총 2만874건의 뇌동맥류 치료를 시행하며 국내 최초로 2만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파열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뇌 속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하지만 일단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 등 치명적인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뇌 CT와 MRI 검사를 통해 파열 전 단계의 비파열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전체 뇌동맥류 환자 중 비파열 환자 비율은 4.4%(21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 처음으로 90%를 넘어선 이후 최근에는 93~94% 수준까지 증가했다. 20여년 사이 비파열 뇌동맥류 치료 비율이 약 2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는 뇌동맥류 치료가 '파열 후 응급치료'에서 '파열 전 예방치료'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평가된다.
뇌동맥류 치료는 크게 두개골을 열어 동맥류를 직접 묶는 '클립결찰술'과 혈관을 통해 백금 코일을 삽입하는 '코일색전술'로 나뉜다.
서울아산병원이 시행한 2만874건의 치료를 분석한 결과, 클립결찰술과 혈관문합술 등 수술적 치료가 1만3334건, 코일색전술과 혈류전환 스텐트 삽입술 등 혈관 내 치료가 754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경외과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긴밀한 협진 체계를 구축해 환자의 나이와 기저질환, 동맥류 위치 및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치료 성적에서도 세계적 수준을 입증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0년간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의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주요 합병증 발생 또는 사망·중증 후유장애 비율은 클립결찰술 3.5%, 코일색전술 1.7%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적으로 보고되는 클립결찰술 6~12%, 코일색전술 5~10% 수준과 비교해 절반 이하에 해당하는 수치로, 고난도 뇌혈관 치료 분야에서 서울아산병원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평가다.
서울아산병원의 뇌동맥류 치료 역사는 국내 뇌혈관 치료 발전사와도 맞닿아 있다. 1991년 국내 최초로 심정지 후 동맥류 경부결찰술을 시행했으며, 1996년에는 국내 최초로 GDC(백금 코일)를 이용한 뇌동맥류 색전술에 성공하며 새로운 치료 영역을 개척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경험 축적을 통해 국내 뇌동맥류 치료를 선도해 왔으며, 현재는 신경외과 권병덕 교수와 안재성 교수가 각각 5000례와 5140례의 뇌동맥류 수술을 기록했고, 박중철 교수는 색전술 3,432례를 시행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안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한 번 터지면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질환"이라며 "2만례라는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환자 한 명, 한 명의 생명과 직결된 치료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축적된 임상 경험과 첨단 치료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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