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희귀질환 등 중증질환 환자들은 투병 과정에서 질환을 가볍게 여기는 주변인의 말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한편, 의료진에게는 막연한 위로보다 치료 상태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피드백을 더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전문 리서치 서비스 '리슨투페이션츠(대표 명성옥)'는 지난 5월 한 달간 중증질환 환자 및 가족 1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증질환자와 공감언어' 설문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증질환 진단 당시 의사로부터 들은 말 중 가장 힘이 된 표현은 "최근 좋은 치료제가 많아졌으니 충분히 관리하며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56.0%)였다. 반면 "자세한 설명은 치료하면서 하겠다"며 진료를 서두르는 '설명 없는 진행'(41.0%)은 가장 거부감이 큰 의사 태도로 꼽혔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지난번보다 수치가 좋아졌고 지금 방향대로 잘 가고 있다"(76.5%)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들이 단순한 격려보다 현재 치료 경과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피드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변인의 언어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확인됐다. 가장 큰 위로가 된 표현은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나,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달라"(55.4%)와 같이 구체적인 도움을 제안하는 말이었다. 반면 "요즘 암은 감기 같다"(55.4%)는 발언이 가장 부담스럽거나 거부감이 큰 표현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암 환자가 6개월도 못 버텼다"(44.0%)는 식의 부정적 사례 언급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의료현장과 사회 전반에서의 소통 방식 개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유은승 고려사이버대 상담심리학부 교수는 환자들이 막연한 위로보다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정확하고 명확한 설명에서 신뢰를 형성한다고 지적하며, 의료진의 환자 눈높이에 맞춘 공감적 소통을 강조했다.
조진희 아미다해 이사장은 짧은 진료 시간 등 국내 의료 환경의 한계를 언급하며, 정확한 정보 전달과 함께 환자의 감정을 고려한 따뜻한 공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명성옥 리슨투페이션츠 대표는 "좋은 말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치료 여정을 버티게 하는 중요한 지지 자원"이라며 "환자의 목소리를 데이터로 축적해 의료현장과 사회의 공감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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