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의사노동실태·법제도 연구 TF' 출범

수가협상 구조·의사 노동권 집중 연구…"의료인을 통제 대상 아닌 협상 파트너로"

서울특별시의사회가 의사의 노동 실태와 법적 지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위한 전담기구를 출범시키며 의료제도 개선 논의에 본격 나선다. 최근 수가협상 결렬과 의료기관 경영 악화, 의료인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계기로 의사의 노동권과 단체교섭권, 직업적 자율성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지난 4일 열린 제89차 상임이사회에서 '의사노동실태 및 법제도 연구 TF' 설치를 의결하고, 위원장에 신동일 부회장, 간사에 노복균 법제이사를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TF는 건강보험 수가 결정 구조와 심사·평가 체계, 각종 행정 규제 등으로 인해 의사들이 상당한 공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권리 보장과 제도적 논의는 부족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최근 2027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 한계를 계기로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사의 노동권과 단체교섭권, 지속 가능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TF는 향후 의료계 각 직역과 전문 분야를 대표하는 위원들을 추가 위촉해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착수할 예정이다.

주요 연구 과제는 ▲개원의 및 봉직의 노동 실태 조사 ▲국내외 의료인 노동 관련 법·제도 비교 연구 ▲의사 노동권 및 단체교섭권 관련 법률 검토 ▲의사단체 및 의사노조 운영 사례 분석 ▲의료현장 규제 개선 과제 발굴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안 마련 등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를 통해 의료현장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의료인 권익과 의료제도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황규석 회장은 현재 개원의들이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아래에서 정부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지만, 일반적인 고용관계도 아니고 완전한 시장계약 관계도 아닌 특수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황 회장은 "학계에서는 이를 '제3의 고용관계' 또는 '준종속적 관계'로 설명하고 있다"며 "개별 개원의가 정부를 상대로 집단적인 의사를 표현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담합 논란에 직면하는 등 제도권 내 합법적 교섭 구조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원의를 포함한 노동조합 설립 논의 역시 이러한 불안정한 구조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과정"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 안에서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방식으로 의료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 역시 의료인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교섭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며 "이번 TF가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의 안정적인 의료 접근성 확보를 위해 의사의 노동 실태와 법적 지위를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정책 연구기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앞으로 학계와 법조계, 노동법 전문가 및 의료계 각 직역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 과제를 제안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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