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버렸다"… 의협, 수가협상 결렬에 정부·공단 정면 규탄
"물가상승률도 못 미치는 제안"… 의원급 의료기관 생존 위기 호소
"필수·일차의료 살린다더니 현실 외면" 정부 정책 신뢰성 도마 위
대한의사협회가 2027년도 의원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 결렬과 관련해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의협은 이번 결렬이 단순한 협상 실패가 아니라 정부가 무너져가는 일차의료를 살릴 의지도, 책임질 의사도 없음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인내의 대가는 결국 배신이었다"고 성토했다.
특히 물가 상승과 인건비 급등으로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와 공단이 현실을 외면한 채 낮은 인상률만 고수했다며 수가결정체계 전면 개혁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2027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이 끝내 결렬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명했다.
의협은 "이번 협상 결렬은 단순한 협상 실패가 아니라 정부와 공단이 무너져가는 일차의료를 더 이상 살릴 의지도, 책임질 의사도 없음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라며 "급격한 물가 상승과 인건비, 임대료, 운영비 증가로 의원급 의료기관이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 있음에도 정부와 공단은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제시하며 협상을 사실상 파행으로 몰아갔다"며 협상 과정 전반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의협은 지난해 협상에서도 의료체계 안정을 위해 불합리한 구조를 감내하며 계약을 수용했지만, 이후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원 유형은 지난해에도 부족한 재정 규모와 불합리한 협상 구조를 지적하면서도 의료체계 안정을 위해 고통을 감내했다"며 "그러나 돌아온 것은 존중도, 신뢰도 아닌 배신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객관적 자료와 합리적 근거, 그리고 의료현장의 절박한 호소는 협상 과정에서 철저히 묵살됐다"며 협상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현행 수가협상 제도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협상 직전 결정되는 제한적인 재정 규모와 공급자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 협상 이후에도 공개되지 않는 의사결정 과정 등이 지속적으로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상호 존중이 결여된 현재의 협상은 협상이 아니라 형식을 빌린 일방적 통보이자 갑의 횡포에 불과하다"며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논의가 가능한 구조라면 공급자가 매년 막대한 시간과 역량을 투입해 협상에 참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협상 결렬의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근본적인 제도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협상 결렬의 진짜 원인은 일차의료를 희생시키면서 재정 논리만 앞세운 불통 행정과 공급자의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배제된 왜곡된 수가결정체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정심에서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비용과 의료물가 상승, 의료인력 유지 비용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협상 과정의 투명성 강화와 일차의료 가치에 대한 적정 보상체계 확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정부가 현재와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일차의료 붕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책무를 끝까지 다할 것이지만 정부가 일차의료 붕괴를 방관한 채 의료현장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공단은 책임을 통감하고 수가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개혁 논의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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