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전통 제약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HK이노엔, 보령, 동아에스티는 두 자릿수 성장 또는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기록한 반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외형 확대에도 영업이익이 줄며 수익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6년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68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7.2%, 37.3% 증가했다. 일반·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과 해외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감소해 이익 체질이 완전히 탄탄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종근당은 매출 4477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36.9% 늘었다. 위고비와 아일리아 등 신규 도입 품목이 기존 품목 감소를 상쇄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영업이익률도 3.9%로 전년보다 0.7%포인트 개선돼 외형과 수익성의 균형을 비교적 잘 맞췄다는 평가다.
GC녹십자는 1분기 매출 4355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해 각각 13.5%, 46.3%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급성장이다. 알리글로는 1분기 매출 349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했고, 향후 분기 실적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1분기 매출 3929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회사는 지난해 파트너사 임상 시료 공급에 따른 일회성 기저효과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수젯 등 주요 제품의 견조한 성장과 중국법인, 한미정밀화학의 수익성 개선으로 사업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
대웅제약도 매출 3357억원으로 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34.7% 감소했다. 외형은 확대됐으나 비용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이 약화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신약과 도입품목 확대, 비용 통제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에서 대웅제약의 실적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HK이노엔은 매출 2587억원, 영업이익 33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4.6%, 30.8% 성장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지속 성장과 수익성 중심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은 매출 2554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으로 영업이익이 84.7% 급증했다. 고혈압·항암제 중심 전문의약품 부문 성장과 비용 효율화 전략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에스티 역시 매출 1871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으로 각각 10.7%, 53.7%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부문 성장과 해외사업 확대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수익 품목 비중 확대와 자체 신약, 개량신약, 코프로모션 전략 등을 보유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반적인 약가 인하 기조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자체 전문의약품 경쟁력과 방어력을 갖춘 기업들만이 이익을 지켜내는 모습"이라며 "향후 제약사 간 실적 차별화는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과와 해외 사업 확장 역량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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