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통합돌봄 정책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물리치료사와 장애인·환자단체들이 방문재활 제도화를 위한 의료기사법 개정을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현행 의료기사법상 원내 중심 규제가 재택재활과 지역사회 돌봄을 가로막고 있다며 "방문재활 없는 통합돌봄은 반쪽짜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소속된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의기총)는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과 강남구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 앞에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총궐기 집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물리치료사와 물리치료학과 학생, 장애인·노인·환자·사회복지단체 관계자 등 약 120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거리 행진과 피켓 시위를 통해 의료기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심사와 통과를 요구했다.
의기총은 지난 3월 시행된 '돌봄통합지원법'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정작 핵심 서비스인 방문재활과 맞춤형 운동지도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기사법상 물리치료사가 병원 밖에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제약이 있어, 이동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들이 재택재활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의료기사법상 물리치료사의 업무 수행 기준을 기존 의료기관 내부 중심의 의사 '지도' 체계에서 현실에 맞는 '처방' 중심 체계로 전환해 방문재활을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
하지만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계속심사로 계류된 상태다. 의기총은 일부 의사단체 반발과 함께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대 논리가 법안 처리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양대림 회장은 "복지부가 해외 사례와 국내 시범사업 데이터를 반영해 충분한 보완책을 제시했음에도 법안 전체를 가로막는 것은 직역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며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는 의사 처방 기반의 방문재활 체계가 정착돼 있다"고 비판했다.
광화문 집회와 별도로 서울 강남구 학동로 소재 서명옥 의원실 앞에서는 약 100명의 참가자들이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최근 법안 논의 과정에서 의원실 관계자의 부적절한 대응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장애인과 노인들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안전하고 존엄하게 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민생법안을 직역 갈등 문제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영석 상임대표도 "중요한 것은 특정 직역의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건강권"이라며 "이동이 어려운 환자와 장애인, 노인들의 현실적 수요를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기총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맞춰 추가 집회와 정책 대응을 이어가며 의료기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여론전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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