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농업국가에서 선진국가로 가고 있다. 주식인 쌀이 부족해서 통일벼가 재배되고 막걸리를 만드는 주원료로 쌀 대신 밀가루를 쓰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쌀로 술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고 국가에서도 금지했다.
쌀로 만든 막걸리가 사라지자 막걸리에 대한 인기도 줄어들었다. 막걸리는 점차 소주로 바뀌었다. 그런 와중에도 정부는 전통주인 경주법주만은 쌀로 만들게 허가했고 꽤 인기가 있었다.
이제는 통일벼나 경주법주 얘기는 과거가 됐다. 양주만 찾는 사람은 줄고 건강에 좋다는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이 늘어 포도주 수입이 늘고 있다. 일본에는 고장마다 자체 브랜드를 자랑하는 청주가 많다. 아마 일본도 쌀의 자급자족이 가능했기에 생겨난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전통식품 중 첫째는 김치를 꼽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지방색이 많이 줄었지만 내가 젊었을 때는 겨울 김장에 들어가는 부재료가 지역마다 달랐다. 함경도는 생태를 넣어 김치를 만들었고 경기도와 충청도는 조기로 김치를 담가 겨울철 부족한 영양을 보충했다. 또 전라도나 경상도에서는 푹 삭은 멸치젓을 넣어 만든 김치가 별미였다.
예전 시골에서는 벼를 수확하고 나서 논에서 잡은 민물새우(토하)를 넣은 반찬들이 입맛을 돋웠다. 기름진 미꾸라지를 잡아 만든 전라도 추어탕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여수·순천의 짱뚱어탕도 일미를 더했다. 짱뚱어탕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찾는 사람이 많다.
나주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주곰탕이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축산물 수출이 많았던 고장을 중심으로 발달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서울에서도 찾아다녔지만 진짜 나주곰탕 맛은 찾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는다. 화장품이나 의료관광을 위해 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값싸고 맛있는 전통식을 자랑하고 싶다.
최근 동대문시장을 찾는 외국인들도 여러 가지 전통식을 찾는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뼈다귀해장국이다. 이 음식은 예전 값싸게 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외국인들도 찾는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일본 대표 음식이 된 라멘과 우동도 값이 싸면서 지역마다 맛이 달라 찾아다니며 먹는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인들의 입맛을 채워준 육개장이나 감자탕 그리고 삼계탕 같은 보양식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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